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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세 5조 전쟁 … 정부·야당·지자체 딴 생각

예산국회의 담뱃세 논쟁은 최대 5조원을 둘러싼 힘겨루기다. 정부 안대로 2000원을 올릴 경우 추가 세수는 2조7000억원(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많게는 5조원(국회 예산정책처) 정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돈을 둘러싸고 여야 정파 간, 중앙과 지방정부 간, 정부와 업계 간 논란이 한창이다. 담뱃세를 다루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결론을 짓지 못하고 논의를 유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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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큰 쟁점은 담배에 부과될 개별소비세다. 정부는 담배 출고가의 77%를 개별소비세로 매기려 한다. 2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 594원이 부과된다. 기존의 담뱃세엔 가격과 상관없이 담배소비세나 지방교육세 등의 명목으로 한 갑당 일정 금액(종량세·從量稅)이 붙었다. 개별소비세는 가격에 부과되는 종가(從價)세다. 종가세로 하면 저가·고가 담배에 붙는 세금이 다르다. 담뱃값 인상 후 7000원짜리 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는 2120원이다.

 ①종량이냐 종가냐=정부가 개별소비세를 종가세로 정한 것에 대해선 논란이 적잖다. KT&G 등 담배 업계를 중심으로 저가 수입산 담배가 범람하게 될 거란 지적이 나온다. 2500원짜리 국산 담배의 원가는 772원이지만 필리핀산의 경우 180원이다. 이에 따른 개별소비세는 각각 594원과 139원이다. 다른 세금까지 더할 경우 국내산은 4500원이지만 필리핀산은 3220원이 된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종가세가 도입되면 15만 명이 종사하는 국내 담배 업계가 공장의 해외 이전 등으로 고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세소위에서도 이런 우려가 나왔다. 조세소위원장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조세소위 차원에서 종량세 전환의 필요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②국세냐 지방세냐=정부는 개별소비세를 국세로 정했다. 이게 지방정부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간접흡연이나 화재 위험 등 흡연의 부정적인 외부 효과를 감안하면 국세가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국세로 거둬야 지방에 고루 나눠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방 몫이 돼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담뱃세 인상을 서민 증세로 규정하고 있다. 서민들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말하려면 법인세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무상급식과 보육에 대한 재원 확보가 어렵다면 재벌 감세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의 법인세 인상 불가 방침이 워낙 확고한 데다 내년 경기 전망도 어두워 현실적으로 법인세를 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5조원에 달할 수 있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돈을 지방재원으로 돌려 무상급식이나 보육예산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야당 셈법이다.

 ③개별소비세냐 소방안전세냐=광역단체장들은 개별소비세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광역단체장들의 모임인 전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20일 “막대한 복지재정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3조원이 넘는 소방안전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기 어렵다”며 담뱃값에 개별소비세 대신 소방안전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담뱃값 문제에 대해선 여야 광역단체장들의 목소리가 같다. 이들은 서민의 소비 부담이 큰 담배에 고급 모피나 시계 등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붙이는 것은 부적절하고 담배가 전기에 이어 화재의 주요 원인이므로 소방안전세를 신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새정치연합 정성호 의원은 “국가의 소방예산 3조2000억원 중 95%(3조500억원)를 지방에서 부담하고 있는데 화재의 주요 원인이 담배”라며 소방안전세를 신설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④예산 부수법안 지정 가능성은=새누리당은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담뱃세 인상 관련 법안을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해 본회의에 올리려 하고 있다.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되면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야당과 협의할 필요 없는, 일종의 ‘급행 티켓’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24일 관련 상임위원장과 여야 지도부 의견을 들은 뒤 이르면 25일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정 의장실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은 국세 수입과 연계돼 있어 예산 부수법안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부수법안으로 지정될 경우 예산정국의 냉각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권호·천권필 기자


◆예산 부수법안 자동 부의=올해부터 적용되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상임위원회는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된 법안의 심사를 11월 30일까지 마쳐야 한다.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되면 여야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附議)된다. 부의는 안건을 토의에 올린다는 뜻으로 상정 이전의 단계다. 안건은 부의→상정→가·부결의 단계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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