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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눈물 연설’ 현장 … 독일 광산에 표지문 선다

1964년 독일 함보른 탄광을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대에 불과하던 1960년대, 가난 때문에 독일의 함보른 탄광에서 일해야 했던 노동자들이 있었다. 일부 여성은 병원에서 일했다. 파독(派獨) 광부와 간호사들 얘기다. 64년 어렵사리 독일 순방길에 올랐던 박정희 대통령 부부가 함보른에서 이들과 만났다. 애국가를 부를 때 시작된 흐느낌은 격렬한 울음으로 바뀌었다. 박 대통령이 “여러분을 만리타향에서 이렇게 상봉하게 돼 감개무량하다. 조국을 떠나 이역만리 남의 나라 땅 밑에서 얼마나 노고가 많으냐”고 말하다 울먹이느라 연설을 중단할 정도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서독의 하인리히 뤼브케 대통령도 눈물을 흘렸다. 뤼브케 대통령은 이후 박 대통령에게 “ 분단된 두 나라가 합심해서 경제부흥을 하자. 공산주의를 이기는 길을 경제 건설뿐이다”라고 위로했다. 바로 ‘함보른 탄광의 눈물’로 불리는 일이다. 독일의 ‘라인강의 기적’이 ‘한강의 기적’으로 이어진 한국 근대사의 주요 현장 중 하나다.

 그로부터 50주년인 다음달 10일 바로 그곳에서 기념식이 열린다. 파독 광부·간호사는 물론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박세환 재향군인회장 등도 참석한다. 그리고 두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알리는 표지문도 설치된다.

 이번 일을 추진 중인 신현태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표지문의 내용은 ‘독일연방공화국의 뤼브케 대통령과 대한민국 박정희 대통령이 12월 10일 이곳을 방문하다’란 것”이라며 “뒤스부르크시에 설치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보른 광산은 80년대 폐광됐고 그 자리엔 뒤스부르크시가 운영하는 체육시설이 있어 시의 허가가 필요하다. 김용길 파독광부협회장은 이와 관련 “시장에게 결재서류가 올라가 있다”고 말했다. 실무선에선 허가가 났다는 의미다.

 사실 과거에도 함보른에 박 전 대통령 기념물을 설치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2010년엔 연설 기념비를 설치하려고 했다. 그러나 뒤스부르크시가 좀처럼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동상을 세우려던 움직임도 있었으나 현재는 중단됐다. 한 교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교민들을 의식해 시가 주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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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