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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제왕적” … 여의도 정치 닮아가는 워싱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승인한 이민개혁안을 놓고 미국이 찬반으로 갈렸다.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이민자 가족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한 피켓을 들고 있다. [워싱턴 AP=뉴시스, 라스베이거스 로이터=뉴스1]

한국 정치의 롤모델이었던 미국 정치가 한국식 쌈박질 정치를 닮아가는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압승한 공화당과 레임덕에 빠지지 않으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 개혁을 놓고 정면 충돌하며 점점 더 닮은꼴이 돼가고 있다. 워싱턴에서 ‘벼랑 끝 대치’ ‘제왕적 대통령’ ‘무정부 상태’와 같은 낯익은 여의도 용어가 대거 등장하는가 하면 제소로 정치를 법정으로 끌고 가는 모습까지 보인다. 상황 변화에 따라 말 뒤집기 양상도 나타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 개혁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정면돌파 움직임을 보이자 공화당 일각에선 정부 셧다운이나 탄핵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본회의장에서 “공화당이 벼랑 끝 전술을 않기를 기대한다”며 “초토화 정책은 통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은 21일 “대통령이 왕이나 황제처럼 움직이고 있다 ”고 거듭 비난했다. 공화당 강경파인 톰 코번 상원의원은 “무정부 상태가 올 수 있다. 폭력을 볼 수도 있다”라고까지 격한 주장을 내놨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 이런 정치 상황을 “이민 개혁을 둘러싼 정치적 전쟁”으로 분석했다.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막말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위험 수위에 근접한 감정적 언사도 튀어나왔다. 미셸 바크먼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민 개혁에 반발해 “수백만 명의 문맹 외국인이 몰려올 것”이라며 히스패닉 이민자들에 대한 비하성 발언을 했다가 당내에서 우려를 낳았다. 보수단체인 ‘티 파티 애국자’의 제니 베스 마틴 총재는 “미국은 제헌 공화국이지 바나나 공화국이 아니다”라고 논평을 냈다. 바나나 공화국은 중남미 국가 등을 낮춰 부를 때 사용됐던 표현이다.

같은 날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법 개혁을 호소하는 연설을 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선 반대 시위가 열렸다. 오바마 대통령을 배트맨의 악당 조커로 묘사한 피켓까지 등장했다. [워싱턴 AP=뉴시스, 라스베이거스 로이터=뉴스1]

 공화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를 놓고 워싱턴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정부가 보험사들에 근거 없이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공화당은 이민 개혁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한국 여야가 상습적으로 고소·맞고소를 반복하며 국회를 법원으로 끌고 가는 장면을 방불케 한다.

 공화당에선 지난해까지 반대했던 이른바 ‘핵 옵션’을 놓고 말 바꾸기를 하는 듯한 모습도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직 공직자에 대한 상원 인준을 공화당이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로 막자 필리버스터를 차단할 수 있는 의결정족수를 60석에서 51석(당시 민주당 55석)으로 낮췄다. 이게 핵 옵션이다. 하지만 중간선거 후 공화당이 최소 53석을 얻자 공화당 오린 해치 상원의원은 “핵 옵션을 그대로 놔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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