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교보생명도 막판 고심 … 안갯속 우리은행 새주인


우리은행 민영화는 ‘3전4기’에 성공할까. 경영권 지분 예비 입찰 마감이 28일로 다가오면서 우리은행 매각작업이 금융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어두웠다. 새로운 후보들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팔려는 정부가 이미 드러난 인수후보들을 마뜩찮아 했기 때문이다. 당사자들도 이런 기류를 의식해 몸을 낮췄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돼온 교보생명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인수전 참여를 논의했다. 공식적으론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를 열어 참여 여부를 최종 확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더 따져볼 것이 많은 만큼 경영위원회는 입찰 마감 직전에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막판까지 정부 내 기류를 확인한 뒤 결정을 하겠다는 뜻이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 34%의 지분을 가진 개인 대주주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우려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중국 안방(安邦)보험도 자칫 국부유출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부담이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깐깐하게 나오는 데는 우리은행이 가진 독특한 지위도 한몫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기업 거래 비중이 높은데다 그간 정부에 적극 협력하며 사실상 ‘국책 시중은행’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으로선 그 공백이 아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새 주인이 수익성 제고를 내세워 딴 목소리를 낼 경우 기업 구조조정 등이 삐걱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매각은 역대 정권의 난제였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004년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던 우리금융 지분 중 43.03%를 네 차례에 걸쳐 블록세일(대량매매)하는 방식으로 팔았다. 문제는 2010년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민영화 시도였다. 진동수, 김석동 금융위원장 시절 세 차례 시도됐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지난해 취임한 신제윤 현 위원장은 ‘3단계 분할 매각’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지방은행, 우리투자증권 등 증권 자회사, 우리은행 순으로 쪼개기 매각을 통해 인수자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구상이다. 현재 2단계까지는 마무리가 됐다. ‘마지막 화살’이자 성패를 좌우할 우리은행 매각을 위해 금융위는 다시 ‘투트랙 방식’을 제시했다. 예보의 남은 지분 56.97%를 둘로 나눠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30%와 29.97%의 투자자용 소수 지분을 나눠 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쪼개기에도 3조원에 달하는 경영권 지분을 가져갈만한 후보는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매각 작업이 삐걱거리면서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경쟁도 뒤늦게 가열됐다. 당초에는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순우 행장이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명분이 있는데다 매각 절차가 시작된 상황에서 새 행장의 임기가 얼마나 될지 불확실하다는 실리 차원의 고려도 작용했다. 그러나 12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질 무렵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행장과 이광구 부행장 등 내부 인사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 출신이다. 이 부행장이 급부상하면서 우리은행 매각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막판 정부 내 기류가 다시 바뀌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도 우리은행 매각에 실패하면 자칫 경영 불안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어 다시 드라이브를 거는 쪽으로 정리가 됐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은행산업의 매력은 바닥 수준이다. 저금리 장기화에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10년 2.32%에서 올 상반기 1.81%까지 하락했다. 2011년 12조원에 달했던 국내 시중은행의 순이익 규모는 지난해에는 3조9000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미 진출해있는 외국계 시중은행들조차 소매부문을 연이어 축소하고 있는 건 이런 배경에서다. 우리은행 매각에 외국 국부펀드 등이 참여할 가능성도 희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현재 거론되는 인수 후보라도 컨소시엄 등을 통해 자본력을 키워 출전시키는 게 바람직하지 않으냐는 기류가 정부 안에서 형성됐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장도 이 행장 유임 쪽으로 다시 기울고 있다. 매각 드라이브를 건다면 행장을 교체하는 것보다는 그동안 매각작업을 진두지휘 해온 현 행장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금융계 고위 인사는 “최근 금융계는 KB사태에다 우리은행 매각, 하나·외환은행 통합 등으로 어수선하다”며 “경기부양을 위해서라도 금융권을 빨리 안정시키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민근·심새롬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