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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unday] 인간 문재인, 정치인 문재인

두 달 남짓 남은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권을 잡느냐의 문제는 ‘문재인이냐 아니냐’로 정리할 수 있다. 아니 조금 더 핵심을 들여다보면 ‘문재인이 출마하느냐 마느냐’로 축약된다. 문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다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그가 당권을 탈환하는 건 예정된 수순처럼 보인다.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닌가”(김동철 의원), “비대위원이 출마하는 거 자체가 쩨쩨하다”(김영환 의원)는 견제도, “문 의원이 당선되면 당이 쪼개질지 모른다”는 ‘호남 신당론’ 으름장도 사실은 ‘문재인 출마=당선’이라는 두려움의 발로 일 수 있다. 문 의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12월 중순께 출마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막판 변수가 있긴 하다. 대리인을 세우는 거다. 이런 복안은 문 의원이 전면에 나섰다가 자칫 생채기만 입게 된다는 우려에서다. 당 대표가 되고 난 뒤 급전직하한 안철수 의원이 대표적 예다. 믿을 만한 2인자를 내세워 그가 악역을 맡고 문 의원은 2017년까지 안정적인 길을 간다면, 당권도 잡고 대권도 유망한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문 의원도 내심 이걸 바랄지 모른다.

문제는 마땅한 대리인이 있느냐다. 친노 진영엔 딱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 486 운동권 출신 인사 중 제법 쓸 만한 인재가 있지만, 자칫 칼끝이 돌아오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 결국 문 의원이 나설 수밖에 없다.

돌이켜보면 정치인 문재인이 리더로서의 모습을 강하게 어필한 적이 있는지, 썩 떠오르지 않는다. 여전히 ‘노무현의 남자’라는 이미지가 적지 않다. 3년 전에도 주변의 권유에 떠밀리다시피 정치에 입문했다. 대선 레이스 과정에선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를 “종북인지 아닌지 정체성을 밝히라”며 매섭게 몰아붙이는 역발상으로 판을 흔들고, 보수 진영을 안심시켜야 했음에도 그놈의 ‘의리’ 때문에 차마 그러지 못했다. 지난 세월호 정국에서도 그는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유민 아빠’ 김영오씨를 따라 동반 단식에 나선 게 전부였다. 사람 좋고, 소탈하며, 정치적 득실을 따지지 않는 진정성이 있다는 건 이제 그만 얘기해도 된다. 선의만을 믿고 무작정 찍을 만큼 국민도 그리 순진하진 않다.

이젠 스스로 지도자 문재인으로서의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 당권을 잡아 온갖 포화를 뚫고 끝까지 친노 패권주의를 밀어붙이든,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자신의 수족(手足)을 잘라내고 더 큰 그림을 그리든 말이다. 그게 비록 권력의 비정함이라도, 국민이 확인하고 싶은 건 문재인의 사람됨이 아닌 어려운 문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결국엔 관철해 내는 집요한 권력 의지다.

누가 그러지 않았나, 대통령이 되고 싶은 욕망이 가장 강한 자가 결국 대통령이 된다고. 상처를 두려워해선 대권도 오지 않는다.


최민우 정치부문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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