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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은 기자의 '노래가 있는 아침']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영화 ‘인터스텔라’ 보셨나요? 벌써 500만 관객을 넘어섰는데요. ‘다크나이트’ ‘인셉션’ 등을 만들었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첫 번째 우주 영화이니 궁금한 것도 당연합니다. 저도 개봉일에 달려가 영화를 봤습니다. 솔직히 어렵더군요. 영화 속 중력의 법칙을 이해하는 게 만만치 않았습니다. 문과생의 한계랄까요. 훌쩍.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는데 과학적 이론이 큰 걸림돌은 아닙니다. 감독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그보다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저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를 떠올렸습니다. 놀런 감독이 참고했던 작품 중 하나이고 SF영화의 고전이죠. 이 영화야말로 참 어려운 영화입니다.

하지만 두 영화의 어려운 지점은 조금 다른 듯 합니다. ‘인터스텔라’가 상대성 이론을 풀이하느라 머리를 굴려야 했다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초현실적이고 난해한 장면을 해석하느라 머리를 쥐어짜야 했거든요. 어떤 영화가 더 위대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 상상력을 자극하는 쪽은 후자였습니다. 지금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인터스텔라’가 답이 정해진 수학 문제를 푸는 기분이라면, 많은 부분을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우주와 인간 존재의 근원을 묻는 논술 시험 같았달까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인터뷰 모음집 『스탠리 큐브릭, 장르의 재발명』(마음산책)엔 이런 문답이 나옵니다.

기자 : 영화의 형이상학적인 메시지에 대한 감독님의 해석을 들려줄 수 있을까요?

감독 : 아뇨.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지라’ 캔버스 아랫부분에 ‘이 부인이 희미하게 웃는 건 이가 썩었기 때문입니다’나 ‘애인에게 비밀을 숨기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썼다면 오늘날 우리 중 얼마나 많은 이가 ‘모나리자’의 진가를 인정할까요. 그건 보는 이의 감상을 차단하면서 리얼리티의 족쇄를 채우는 짓이 될 겁니다.

감독님, 너무 단호하시네요. 그래서 오늘 준비한 곡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오프닝을 장식했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의 서주부 입니다. 영화 역사상 가장 장엄한 도입부였죠. 잠시 눈을 감고 들어보세요. 눈 앞에 당신만의 우주가 펼쳐질 테니까요.

김효은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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