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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의 바둑 산책] 한국 바둑, 중국 누르고 2년 만에 세계 정상 서다

김지석 9단(오른쪽)이 지난 17일 LG배 8강전에서 중국 퉈자시 9단과 대국하고 있다. 승리한 김 9단은 19일 최철한 9단을 꺾고 결승에 올라갔다. [사진 한국기원]


한국 바둑이 다시 일어섰다. 제19기 LG배 세계기왕전 우승자가 한국의 김지석(25) 9단과 박정환(21) 9단으로 압축됐다. 동시에 약 2년에 걸친 중국의 세계대회 우승 행진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김지석·박정환 결승 격돌



 지난 17일 강원도 인제군 만해마을에서 열린 올 LG배 8강전에서 한국은 중국과 붙은 네 판을 모두 이겨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박정환 9단은 천야오예(25) 9단을, 김지석 9단이 퉈자시(23) 9단을, 박영훈(29) 9단이 셰얼하오(16) 2단을, 최철한(31) 9단은 판팅위(18) 9단을 각각 이겨 중국의 4강 진출을 봉쇄했다.



 19일 진행된 4강전은 박정환 9단과 박영훈 9단, 김지석 9단과 최철한 9단의 대결이었다. 매일 만나는 선후배로 사이가 좋지만 승부는 별개였다. 박정환 9단과 김지석 9단이 이겨 결승에 올라갔다. 통산 전적(2007~2014년)은 박 9단이 김 9단에게 14승 4패로 많이 앞서고 있지만 올해는 1승1패다. 김 9단은 지난 6일 삼성화재배 결승에 진출하는 등 최근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기에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한국의 세계대회 4강 석권은 2005년 제18회 후지쓰배 이후 9년 만의 쾌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득세를 막은 이번 성적이 ‘우연의 결과냐, 아니면 한국 바둑의 부흥이냐’를 놓고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기 어렵다. 양재호(51·9단) 한국기원 사무총장, 유창혁(48·9단) 국가대표팀 감독, 최규병(51·9단) LG배 해설위원을 만났다.





 - 축하한다. 한국 바둑의 부흥인가.



 ▶양재호=상승세는 맞지만 부흥까지는 말하기 어렵다. 2년 전의 하락세와 최근 6개월 동안의 상승세를 비교해보면 국가대표팀을 육성한 효과는 확실히 있다.



 ▶유창혁=대표팀은 자만해서는 안 된다. 지난 3~5년 성적이 크게 좋았던 중국은 자만했다. 이제 자만한 결과가 온 것뿐이다. 중국은 여전히 강하다. 한·중은 앞으로 팽팽하게 대치할 것이다.



 ▶최규병=부흥이라고 하기에는 바둑계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예컨대 최근 10대 위주로 바둑계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는데 이번 4강을 보라. 최철한(31)·박영훈(29)의 나이를 보라. 김지석(25)도 이제야 물이 제대로 올랐다. 인식과 현실의 괴리가 여전하다.



 - 중국의 반격에 대비하려면.



 ▶양재호=중국에 밀리기 전까지 한국은 자만해 인재를 기르는 데 실패했다. 지난 7월 바이링배는 한국이 8강에 5명이나 올랐지만 결승 진출엔 실패했었다. 당시 8강에 진출했던 진시영(25·랭킹 30위) 6단과 안국현(22·랭킹 19위) 5단과 같은 허리층을 기르면 상승세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유창혁=시스템이 자리를 제대로 잡아 기사들의 실력이 안정적인 수준이 되기까지는 아직도 길이 멀다. 다만 중국의 우승 맥을 끊은 것이 기쁘다. 반격의 교두보는 심리적으로 필요하다. 대표팀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 긴 안목에 꾸준한 노력이 기초다.



 ▶최규병=동감한다. 그리고 대표팀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대표팀은 바둑계의 일부일 뿐이다. 저변이 든든해야 한다.



 - 일본은 15년 가까이 한·중에 밀리고 있다. 왜 그렇게 됐나.



 ▶양재호=바둑이란 게 그런 거다. 실력이란 것은 노력할 때만 유지되는 거다.



 ▶최규병=자신의 것을 너무 아끼면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 바둑을 보는 눈이 좁아진다. 그들이 세계대회에 참가할 때 얼마나 위축된 자세로 오는지를 보라.



 ▶유창혁=틀을 새롭게 짤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은 전통에 얽매여 변화에 한계가 있다. 틀은 변화하는 거다. 예를 들어 한국의 대표팀도 언제나 버릴 수 있다. 필요가 없어질 때에는 언제나.



 - 한국 바둑이 나아가야 할 길은.



 ▶양재호=아마 바둑이 발전해야 프로도 좋아진다. 그 점은 언제나 기본이다.



 ▶최규병=대표팀에 들지 못하고 바둑리그에 들지 못한 기사들을 중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입단해 얼마 되지 않았다면 누가 들어갈 수 있는가. 모두가 기재(棋才)들이다.



 ▶유창혁=두 분과 동감한다. 대표팀 일부를 자주 물갈이해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하는 LG배는 총규모 13억원에 우승상금 3억원(준우승 1억원)이다. 지금까지 통산 우승 횟수는 중국 8회, 한국 7회, 일본 2회, 대만 1회다. 하지만 이번 우승 확정으로 한국도 8회의 우승 기록을 갖게 됐다. 결승 3번기는 내년 2월 9~12일 열릴 예정이다. 대국 장소는 미정이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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