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과학입국’ 요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궤도 진입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기초과학연구원(IBS)·중이온가속기를 중심으로 교육·의료·주거 환경을 갖추고, 사업화로 이어지는 기능지구를 연계한다. 이미지는 2021년 완공되는 IBS의 조감도.
제자리를 맴돌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사업이 마침내 궤도에 오른다. 21일 ‘과학벨트 희망비전 선포식’에서 ‘기초과학연구원(IBS·Institute for Basic Science)’이 들어설 엑스포 과학공원 철거를 시작으로 건물이 올라갈 터를 닦는 첫삽을 뜬다. 그간 부지 매입을 둘러싸고 대전시와 정부 간 잡음이 일면서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 건립이 차일피일 미뤄지던 상황이었다.

21일 희망비전 선포식

 과학벨트의 핵심인 두 건물의 완공 계획이 결국 4년 연기(2017년→2021년)되면서 사업이 천덕꾸러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그러자 정부가 나서 ‘기존 계획대로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21일 비전 선포식 이후 과학벨트의 하드웨어 구축이 본격화되면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지의 영역 기초과학, 기회의 땅
자연현상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기초과학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많다. 새로운 지식이 출현할 여지가 많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응용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과학 선진국에서 기초과학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전폭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다. 미국의 로런스버클리 국립연구소(1931년 설립),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협회(1948년 설립), 일본의 이화학연구소(1917년 설립), 프랑스의 국립과학연구원(1939년 설립)은 모두 20세기 초중반에 설립됐다. 이들은 기초과학 역량을 발판삼아 과학의 발전을 이끌었고, 이를 바탕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과학벨트는 기초과학의 역량을 다지고 연구개발의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안고 있다. 대전의 신동·둔곡·도룡을 잇는 거점지구에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중이온가속기를 짓는 것이 핵심이다. 하드웨어를 채우는 소프트웨어는 ‘기초과학’과 ‘연구자 중심의 연구환경’이다.

 그간 국내 과학연구의 아킬레스건은 인재를 지원하는 환경이 열악했다는 점이다. 투자 수준에 비해 성과가 낮고 질적 우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기초과학에 인색한 추격형 R&D구조와 창의성·자율성을 억누르는 성과 중심의 연구실적 압박은 고급 인력의 유출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수가 세계 11위지만 피인용도는 30위 수준에 불과하다. 연구의 질적 수준이 떨어지는 것을 방증한다. 원천기술 역량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2002년 20억 8000만 달러에서 2012년 57억 40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 중 가장 큰 적자 규모다.

 이런 문제를 타개하는 단초가 기초연구 인프라다. 대규모·장기·집단 연구를 수행하는 IBS와 함께 과학자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중이온가속기가 설치된다. IBS 과제의 발주자는 ‘정부부처 중심’이 아닌, 연구를 직접 수행하는 ‘연구자 중심’이다. 중이온가속기(조감도)는 첨단 암치료 기술에서부터 우주와 별의 진화과정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 수 있는 연구 인프라다. 중이온가속기로 만든 희귀한 방사성동위원소 입자를 이용해 새로운 원소를 만들어 내거나 물질의 성질을 연구한다.

 세종·천안·청원을 잇는 삼각형의 기능지구는 거점지구에서 나온 연구성과를 연계·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기능지구에 있는 대학·연구소·기업의 과학기술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공간적인 기반(SB-PLAZA)을 마련하고, 과학·비즈니스 융합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기초연구 성과가 비즈니스로 연계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겠다는 목표다.

대덕특구와 함께 혁신클러스터 구축
과학벨트의 또 하나 핵심은 대덕특구와의 연계다. 40년간 대덕특구는 과학도시 대전이라는 정체성 확립에 기여했다. 그러나 연구 성과가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부닥쳤다. 대덕의 위기는 곧 과학도시 대전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정장훈 박사는 “특구 내에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가져가는 연구개발 예산이 상당하지만 산업으로 연결되는 성과가 없어 투자 비효율의 문제가 늘 지적됐다”고 말했다. 대덕특구의 또 다른 문제는 두뇌 유출이다. 정장훈 박사는 “대전에서 양성한 연구 역량이 뛰어난 인재가 외부로 빠져나간다. KAIST 졸업생이 일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기술이 있는 곳에 기업도 많아야 하지만 정작 경기권·서울권에 벤처기업이 몰린다.

 대덕에는 정부 출연연구소 30여 개와 기업체 1300여 개, 5개의 대학이 들어서 있다. 대덕의 응용과학이 과학벨트의 기초과학 인프라와 연계되면 한 단계 진화하는 혁신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온다. 정장훈 박사는 “사업화하지 않은 원천기술이 기업에 전해져 기술이 사업화로 연결되는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인프라가 자연스럽게 기업을 유인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거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과학벨트의 주축인 IBS가 국내 최초의 도심형 과학연구소를 지향하는 것도 벨트-특구 연계의 성공적인 안착 가능성을 높인다. 정 박사는 “교육·의료·주거 공간을 도심에 만드는 것은 글로벌 두뇌를 끌어모으는 주요 요건”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선데이 배너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