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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태는 ‘일국양제’ 평가 잣대…고민 깊어지는 중국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홍콩 시민들의 ‘센트럴 점거’ 시위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결정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15일 명보(明報) 등 현지 언론들은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ㆍ학련)의 알렉스 차우 비서장 등 학생대표들이 베이징을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들은 리커창(李克强) 총리나 전인대 상무위원과의 면담을 원하지만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양안삼지(兩岸三地) 중국ㆍ홍콩ㆍ대만의 三色 고민
‘일국양제’의 최종 목표는 대만 통합
대만 총통 “홍콩 민주주의 허용해야”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전인대의 행정장관 선거안은 1200명 규모의 후보 추천위원 중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은 후보 2∼3명에게만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입후보할 자격을 부여했다. 홍콩 시민들은 “사실상 중국 정부가 후보를 지명하는 것과 다름없는 ‘가짜 민주주의’”라며 반발하고 있다. 시위대는 "중국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입법회(국회 격)가 선거안을 표결에 부치는 내년 6월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콩 시위 사태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지난달 공산당 중앙위 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통해 ‘일국양제(一國兩制)’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만과 홍콩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중화권에선 이 세 국가ㆍ지역을 양안삼지(兩岸三地)라고 부른다. 일국양제를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의 관심 포인트도 다르다. 이미 중국에 이양된 홍콩엔 ‘양제’가 핵심이다. 홍콩 시민들의 관심사는 ‘본토와 다른 체제 속에서 얼마나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느냐’다. 주권을 유지하고 있는 대만은 현재 ‘일국’과 ‘양제’ 모두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번 홍콩 사태를 보면서 베이징 정부가 추구하는 일국양제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서구식 보통선거다. 1997년 중국과 영국은 50년간 양제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홍콩 사태를 어떻게 매듭짓느냐에 따라 양제가 유지되는 2047년까지, 나아가 그 이후 홍콩의 모습은 결정될 것이다. 이 때문에 홍콩 시민들은 최대한 서구 민주주의 틀을 갖추려 한다. 중앙정부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일부 홍콩 정치학자가 대만식 민주주의에서 그 해법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홍콩 시위는 티베트ㆍ신장 독립운동과는 성격 달라



하지만 센트럴 점거 사태에 대한 중국인들의 일반적인 시각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소수민족이 분리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티베트나 신장위구르 지역과는 다른 케이스라는 것이다. 이는 이번 시위 사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센트럴 점거운동이 시작됐을 때 홍콩에선 “대만으로 이민을 가자”는 주장이 제기돼 화제가 됐다. 여기에는 서구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동시에 중국인이라는 정체성도 잃지 않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렁춘잉(량전잉ㆍ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이 “중앙정부는 홍콩 정부가 센트럴 사태를 잘 처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연유다. 시위대도 일국이라는 원칙을 무시하지 않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발언이다. 베이징 정부는 시간을 갖고 시위대와 협상을 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 대진대 진카이(金凱ㆍ국제관계학) 교수는 “홍콩 문제를 평화적으로, 그리고 발전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식 민주주의 실험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다. 중국 당국도 세심한 접근법을 고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국양제의 최종 목표는 대만과의 평화적 통합이다. 대만에선 지난 3월 주목할 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였다. 대만 정부와 의회가 일방적으로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을 추진하고 비준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한 반발이다. 시위대는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이 발효되면 대만 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지고 심지어 종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대만은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당시 반정부 시위를 ‘해바라기운동’이라고 불렀다. 슬로건은 ‘오늘의 홍콩이 내일의 대만’이었다. 홍콩이 중국에 종속되는 과정이 중국의 대만 통합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위에 참가한 학생은 대부분 검은 옷을 입고 손에 해바라기를 들었다. 검은 옷은 밀실협상을 의미하고, 해바라기는 희망을 상징했다. 대만 정부가 밀실협상을 통해 무역협정을 맺었지만 희망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이는 중국과 협력 강화를 추진해온 마잉주(馬英九) 총통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시위가 절정에 달한 3월 30일에는 50만 명이 모였다.



하지만 친중파로 알려진 마 총통의 지난달 10일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30년 전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ㆍ개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람이 먼저 부자가 됐듯이 중국이 홍콩에 먼저 민주주의 길을 열어 줘야 한다”며 “중국이 민주주의 개혁의 길로 이동하기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 표명이자 중국이 추진하는 일국양제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또 대만이 추구하는 민주주의 원칙과 대만의 독자적 존재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만, 홍콩 사태로 중국 포용정책 대응책 찾아”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만이 중국의 포용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마 총통은 홍콩 사태가 발생하자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3-NO’ 정책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통일도 없고, 독립도 없고, 군사력 사용도 없다”는 것이다.



지금 대만은 홍콩 시위 사태를 지켜보면서 “오늘의 홍콩 모습이 내일의 대만이냐, 오늘의 대만 모습이 내일의 홍콩이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대만 국립중싱대 차이둥제(蔡東杰ㆍ국제관계학) 교수는 “대륙과 통일을 주장하는 대만 학자들조차 통일을 해도 일국양제가 아닌 연방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일국양제나 중국식 ‘흡수통일’에 거부감을 느끼는 대만인들은 이른바 ‘일국일제(一國一制)’를 주장한다. 주권을 보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논리다. 덩샤오핑이 만든 일국양제에 대한 대만식 대응법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천뤼쉰(沈呂巡) 주미 대만 대표는 지난달22일 “대만은 중국이 통일을 위해 내세우는 일국양제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대만의 핵심 관심은 주권 유지이며 주권이 보장되지 않는 제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홍콩 시민들이 민주화와 선거권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중국의 민주화는 아직 요원하다. 중국ㆍ홍콩ㆍ대만 등 중국인이 세운 3대 정치 실체 중 대만이 유일하게 민주주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홍콩 사태로 촉발된 일국양제 논란으로 베이징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홍콩 시위 사태로 인해 일국양제가 점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 국가들이 내놓은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정간섭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중화권에서 일국양제에 대한 불신이 증폭된다면 중국의 입지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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