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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집 살아도 … 전세가 월세보다 건보료 훨씬 더 내

저금리 여파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셋집이 늘면서 세입자의 건강보험료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체계가 월세에 더 유리하게 설계돼 있어서다. 월세로 전환한 세입자들은 건보료 변동을 유심히 살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지역가입자 건보료 부과 체계
월세가 전세보다 유리하기 때문
3억 전세 땐 월 3만원 넘게 차이
“재산에 매기는 부과 방식 바꿔야”

 건보 지역가입자는 전·월세에 건보료를 낸다. 월세는 전세로 바꿔 매긴다. 월세를 0.025로 나눈다. 가령 월세 50만원이면 전세가 2000만원이 된다. 여기에서 무조건 500만원을 공제한 뒤 30%를 과표로 잡는다. 이 경우 450만원((2000만원-500만원)X0.3)이 되고 건보료는 1만1240원이다.



 3억원 전세를 보증금 1억원, 월세 100만원으로 전환한 40대 김씨의 예를 보자. 월세 100만원을 전세로 전환하면 4000만원이고 여기에 보증금 1억원을 더하면 1억4000만원이 된다. 500만원을 공제하면 1억3500만원이 되고 이의 30%인 4050만원이 과표가 된다. 이에 해당하는 건보료가 5만4790원이다. 현재의 3억원 전세 건보료(9만2890원)보다 3만8100원 줄어든다. 전세든 월세든 김씨의 재산가치는 달라지지 않았는데 월세 전환만으로 건보료가 41% 줄어든 것이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월세를 전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지수(0.025)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억원을 월세로 전환(연리 6.4% 적용)하면 53만원이 된다. 반대로 건강보험법에 따라 53만원을 전세로 전환하면 전세금이 212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월세로 바뀌면서 과표가 5분의 1로 줄고, 건보료가 뚝 떨어지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989년 지역건강보험을 도입할 때 전세전환지수를 0.025(2.5%)로 정한 뒤 25년 동안 손대지 않았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당시는 금리가 10%를 훨씬 웃돌던 때여서 실제 금리를 월세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어 2.5% 정도로 낮게 잡았다”며 “전세 세입자보다는 월세 사는 사람의 형편이 어려운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월세 전환에 따라 건보료가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야기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8월 감사원 감사에서 현행 월세 건보료 부과방식이 저금리로 바뀐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은 “월세나 전세금에서 소득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여기에 건보료를 매기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규식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지역가입자의 전·월세를 포함해 재산에 건보료를 매기는 현행 방식의 부과체계를 유지하는 이상 월세 전환 시 건보료가 내려가는 문제를 피할 수 없다”며 “재산 건보료를 없애는 게 해답”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이동욱 건강보험국장은 “재산 건보료 비중을 줄이는 쪽으로 부과체계 개선안을 만들고 있는데 이의 일환으로 전·월세 건보료를 어떻게 줄일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월세로 바꾼 세입자는 건보공단에 전화해 월세 전환 건보료를 먼저 알아보는 게 좋다. 지금보다 적을 경우 계약서를 들고 건보공단 지사를 방문해 조정을 요구해야 혜택을 본다. 가만히 있으면 바뀌지 않는다.



신성식 선임기자





◆전·월세 건보료 부과=건보공단은 국민은행 시세 자료와 자체 조사표를 활용해 직권 부과한다. 가족 수를 따져 집 크기를 추정한다. 하한가를 과표로 잡기 때문에 건보료가 실제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약 255만 가구가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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