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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싱글세보다 ‘이모님 정책’이 먼저다

이도은
중앙SUNDAY 기자
해프닝이라고 하기엔 어이가 없다. 12일 검색어 순위 1위에 ‘싱글세’가 올랐다. 일정한 나이를 넘기고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이나 결혼 후 아이가 없는 부부 등을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것.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가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에 빗대 언급한 말인데 순식간에 공식적인 발표로 잘못 퍼져나갔다.

 싱글세까지 운운하는 정부가 애를 많이 낳으라고 권유하려면 잘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도 한국 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꼴찌를 차지하는 데는 구구절절한 이유가 있다. 크게 보면 두 가지다. 하나는 애를 믿고 맡길 데가 없다이고, 다른 하나는 키우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거다.

 그런데 두 가지 상황이 겹치는 경우가 바로 남남인 보모에게 애를 맡길 때다. 그것도 외국인인 경우다. 생활이 불규칙한 워킹맘의 경우 출퇴근보다 숙식을 함께하는 입주형을 선호하는데, 이 경우 한국인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조선족이 유일한 대안. 그들이 바로 ‘이모님’이다.

 문제는 이들을 고용하는 데 있어 능력과 인성의 검증 과정, 그리고 적정한 급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이다. 모든 게 각자도생이다. 엄마들이 회원인 인터넷 카페에는 질문이 올라온다. 면접을 보는 보모의 대략적인 정보를 올리고 과거 일했던 집이 있나, 어떤 사람이었나를 알아보는 내용이다. 또 자신의 집에 있던 보모가 만족스러웠다면 추천하기도 한다. 개인과 개인이 알아서 검증 작업을 벌이는 세태다.

 또 ‘시세’ 역시 기준이 없다. 어떤 집은 미취학 아이 둘에 주 5일을 하고 월 160만원을 준다 하고, 어떤 집은 같은 조건이지만 180만원까지 올렸다고 한다. 그러니 내가 주는 월급이 과연 적당한 것인지를 당최 알 수가 없다. 이모님들끼리 담합식 시세가 형성된다. 그렇게 오른 월급에는 상한선도 없다. 강남에선 이미 한 달 월급이 200만원을 호가한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홍콩에 사는 친구도 필리핀에서 온 보모와 산다. 아이 둘을 건사하고 집안일을 하지만 한국 엄마들과 사정이 다르다. 보모가 바뀔 때도 큰 불안이 없단다. 홍콩의 경우 이민국에서 제시하는 표준고용계약서를 필수적으로 작성해야 하고, 그것을 마쳐야만 비자가 발급된다. 직업 훈련은 NGO에서 위탁받아 실시하는데, 재원은 전부 정부에서 나온다. 훈련 기간 중 수당이 지급되는 것도 물론이다. 정부는 최저 임금을 정하는데, 최근 4010홍콩달러(약 57만원)로 조금 인상됐다고 한다. 만약 고용주와 갈등이 있을 경우 무료 조정에 나서기도 한다(여성가족부 ‘민간 베이비시터 운영실태 및 관리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

 엄마들이 원하는 건 대단한 게 아니다. 보모 고용부터 관리까지 온전히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을 덜어달라는 것이다. 국가와 함께 키우자는 약속은 그런 의미일 터다. 싱글세보다 이모님 정책이 앞서야 할 이유다.

이도은 중앙SUNDAY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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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