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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영화 몰래 찍어 인터넷 올리는 ‘도촬’ 금지

10일 전격 타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 결과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큰 틀에서의 협상 내용은 공개됐지만 구체적인 품목별로는 아직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다. 주요 이슈를 정부의 설명을 토대로 문답풀이로 정리했다.



Q&A로 풀어본 FTA



 ◆ 공산품 상호 개방



 - 자동차는 왜 관세철폐 대상에서 빠졌나.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자동차 업계가 모두 현상 유지를 원해서다. 현재 중국에 수출되는 한국 차는 22.5%, 한국으로 수입되는 중국 차는 8%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 입장에서는 수출 관세가 없어져도 큰 이득이 없다. 대부분의 물량을 이미 현지에서 생산해 무관세로 팔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 물량의 95%(159만 대)를 현지 생산했다. 반면 중국차 수입 관세를 없애면 손해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생산 유럽 차가 싼값에 한국에 대량 수입될 수 있어서다. 물론 중국의 생각은 달랐다. 자국 자동차 브랜드의 한국 수출이 미미한 상황에서 시장을 여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자칫 한국 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만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관세철폐 제외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 석유화학과 철강은 개방한 것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국은 대부분을 개방했고, 중국은 일부만 개방했다. 석유화학은 한국이 대중국 교역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 산업이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자신감이 있다. 지난해 235억 달러를 수출한 데 비해 수입액은 18억 달러에 그쳤다. 수입 관세를 없애주는 대신 농수산물에서 더 많은 품목을 보호할 수 있었다. 철강의 경우 한국은 이미 대부분의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지 않고 있다. 1994년 한국을 비롯한 철강 선진 6개국이 관세 철폐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한국산 고급 제품엔 시장을 열지 않고 값싼 제품에만 시장을 여는 이중 전략을 취했다. 한국의 대표 석유화학 수출품 3종 세트(파라크실렌·텔레프탈산·에틸렌글리콜)와 자동차용 고급 강판의 관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은 발효 10년 내 철폐하고, 다른 철강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스테인리스 열연 강판의 관세는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 원산지결정기준 이 막판 이슈가 된 이유는.



 “원산지결정기준은 생산 과정이 두 나라 이상에서 이뤄진 가공무역 제품의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원산지를 정하는 방법이다. 14차 협상 첫 이틀간(6~7일)만 해도 원산지결정기준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덕분에 농수산품과 공산품의 개방 폭에 대해 중국과 잠정 합의했다. 그런데 셋째 날인 8일 중국이 갑자기 원산지결정기준을 높이겠다고 나와 협상이 잠정 중단됐다. 한국 협상단 입장에서는 도저히 물러설 수 없는 문제였다. 이 기준이 높아지면 가공무역이 많은 한국 제품은 불리해진다. 중국에 수출될 때 ‘메이드 인 코리아(한국산)’로 인정받지 못해 FTA의 관세특혜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를 보이지 않는 비관세장벽이라고 판단해 중국을 강하게 설득해 결국 원안 수준으로 되돌려 놓았다.”



 ◆ 달라지는 먹거리



 - FTA로 값이 싸지는 중국산 먹거리는 .



 “현재 잼과 젤리에 30%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FTA 발효 후 20년이 지나면 무관세 품목이 된다. 말린 과일에 대한 관세율(45%)도 단계적으로 무관세가 된다. 특히 참깨에 대해 정부는 최대 630%의 관세를 매기고 있는데, FTA가 발효되면 연간 2만4000t(국내 소비량의 29%)까지 관세 없이 수입된다. 이 밖에 감초·정향·광령이 포함된 기타 한약재에 대한 관세(8%)도 내려간다.”



 - 이전 FTA에선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줬나.



 “칠레산 포도와 포도주, 미국산 체리와 레몬, 베트남산 사탕과 어육은 FTA 발효 후 수입이 늘어난 대표적 품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칠레산 포도는 FTA 발효 전인 2003년만 해도 수입액이 1400만 달러에 그쳤지만 지난해엔 1억440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미국산 체리와 레몬은 2012년 한·미 FTA 발효 이후 짧은 시간 내에 수입액이 두 배로 늘었다. 베트남 식품들도 인기가 치솟았다. 2003년 50만 달러였던 베트남산 사탕 수입액은 지난해 1860만 달러에 이르렀다. 베트남산 어육 수입액은 같은 기간 2400만 달러에서 지난해 9800만 달러로 늘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어육은 명태를 제치고 수입 수산물 1위 품목이 됐다. 독일산 초콜릿은 최근 10년간 수입액이 25배로 늘어났고, 유럽연합(EU)산 빵도 56배로 증가했다.”



 ◆ 엔터테인먼트 시장 개방



 - 어떤 시장이 열리나.



 “중국은 홍콩과 대만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에 최초로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개방했다. 공연 쪽은 공연장 건설과 공연 중개 부문이 개방됐다. 한국 방송물에 대한 저작권 보호기간도 20년에서 50년으로 늘었다. 지금까지는 중국 사업자가 한국산 방송물을 불법으로 내보내더라도 ‘사후 금지’ 조치만 있어 실효성이 없었다. 이제는 그럴 경우 사전 계약 체결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 한국 영화를 몰래 촬영해 사용하는 도촬도 금지된다. 중국에 영화 도촬 관련 규정이 없어 저작권 보호의 사각지대였다.”



 - 한국 기업이 49% 지분을 갖고 한·중 합작 회사를 세울 수 있다는데.



 “투자는 받겠지만 경영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중국 측 입장이 반영됐다. 중국이 시장을 개방할 때 100% 자본 진출을 허용하는 경우는 없다. 49% 자본 투자로 중국 시장의 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 스포츠 시장은 어떻게 달라지나.



 “스포츠 행사와 이벤트 등을 주관하는 프로모션 부문과 스포츠 시설 운영업이 개방됐다. 중국에서 테니스장이나 스케이트장 등의 시설을 세워 영업하는 게 가능해진다. 중국은 스포츠 시장을 개방했고, 중국의 요구는 있었지만 한국은 개방하지 않았다. ”



 ◆ 타결 이후 일정



 - 한·중 FTA는 앞으로 어떻게 추진되나.



 “10일 양국 통상장관이 서명한 것은 협상 내용을 담은 합의 의사록이다. 앞으로 두 나라는 타결한 내용을 협정문으로 만들어 연내에 가서명을 한다. 이후 법률 검토를 거쳐 정식 서명을 하고, 두 나라 의회에서 비준을 받아야 FTA가 발효된다. 2007년 4월 타결된 한·미 FTA는 추가협상 끝에 2012년 3월에야 발효됐다. 한·중 FTA도 국내 비준 절차가 매끄럽지 않으면 발효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



 - 한·중 FTA도 후속협상을 한다는데.



 “이번 협상에서 두 나라는 협정이 발효된 후 2년 안에 서비스와 투자 분야에서 후속 협상을 하기로 했다. 지금은 두 나라가 합의해 목록으로 정한 것만 개방되는 포지티브 방식이나 후속 협상에선 미리 정한 것을 뺀 나머지는 모두 개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를 통해 중국 서비스 시장을 추가 개방하도록 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백성호·박진석 기자, 세종=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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