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논쟁] 누리과정 보육료, 지방교육재정으로 충당할 수 있는가 ?



논쟁의 초점



시·도 교육청들이 누리과정 예산 중 어린이집 보육료 편성에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 등 일부 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에서 보육료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고, 상당수 교육청이 예산을 축소해 편성하고 있다. 누리과정 시행 2년 만에 파행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시·도 교육청이 자체적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보육료 예산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과 현행 교육재정으로는 이 예산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 엇갈린다. 보육료 예산은 지방교육재정으로 충당할 수 있는가에 대해 양쪽 의견을 들어봤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방교육재정 구조조정으로 가능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 2015년도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 간에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누리과정은 유치원 교육과 보육을 통합해 유아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것으로 교육계의 오랜 바람과 여야 합의에 의한 법령 개정을 통해 2012년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시·도 교육감들이 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 부담으로 편성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아직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유아 교육과 보육 간 통합이 미완성인 데다 2015년 지방교육재정이 크게 어려운 데 있을 것이다. 2013년 세수 결함으로 초과 지급된 2.7조원 수준의 교육교부금을 관련법에 따라 2015년 정산함에 따라 교육교부금이 줄어든다. 정부가 교부금 정산으로 인한 지방교육재정의 일시적인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1.9조원 수준의 지방채를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인수하기로 해서 자금 흐름은 해결되지만 여전히 부채를 지는 대안이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기는 어렵다.



 올해의 세수 결함 예상으로 2016년 예산과정에도 이러한 정산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 있는바 이제는 지방교육재정의 비효율 부분을 근본적으로 정리하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교육재정을 어렵게 하는 대표적인 예가 무상급식 정책이다. 무상급식은 고소득층을 포함한 모든 가계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지불능력이 있는 고소득 가계에 대한 보조금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형평성에 어긋난다. 2014년 기준으로 약 2.6조원에 해당하는 무상급식 재원 중 상당 부분이 중산층과 고소득층에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세금으로 마련된 무상급식보다는 자기부담의 유상급식이 더 나은 정책이다. 또한 무상급식은 공급자들이 학생들의 수요에 맞추려는 노력을 게을리해 장기적으로도 효율성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



 이번 기회에 교육교부금 제도 자체를 개선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27%와 교육세 전액으로 구성되어 교육여건 변화와 관계없이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다. 현행 제도가 지속된다면 2000년과 비교해 2020년 학생 수는 3분의 1이 감소하나 교육교부금은 2.7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령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상황과 한정된 정부 재원을 감안한다면 교육교부금 제도에 대한 주기적 교부율 재계산 등 근본적 개선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시·도 교육청을 비롯한 지방정부는 많은 주요 국가사업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파트너이며, 복잡한 국가정책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다. 재정적 화합을 통해, 정부들은 모두에게 유리한(win-win) 해결책을 함께 개발해야 하는바 다음과 같은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하나의 통합체로서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국민은 중앙정부가 되었든 지방교육청이 되었든 총체적으로 가처분소득을 결정하는 세금과 서비스를 비교한다.



 둘째, 정부 간 협력을 도모하고 모든 수준의 정부 간 협력 과정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연구와 분석이 있어야 한다.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 국가의 제안이 미치는 재정적 영향을 중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도록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모든 정부의 재정적 전망을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것, 즉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현재·미래 재정 상태를 주기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셋째, 정부 계층 간 관계는 재정적 측면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정책 형성뿐만 아니라 집행에 있어 지방정부에 중대한 역할을 맡기는 정책 모델은 하나의 통합체로서 국가가 다양한 지역사회에 다르게 접근할 수 있음을 전제한다. 다르게 할 것과 보편적으로 할 것을 균형 잡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3~5세 무상교육은 보편적인 서비스이며 정책 형성 과정의 측면에서 타당한 절차를 모두 거친 의사결정이었다는 점에서 작금의 누리과정 논란은 문제가 있다. 보다 열린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현재 교육재정 여유 없어



하봉운
경기대 교직학과 교수
교육재정 규모는 교육활동의 범위와 내용 및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교육은 지속적인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교육재정 규모에 지나친 변화가 없어야 하며 교육 외적 상황 변화와 관계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재정을 보장받는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



 2013년 기준으로 교육청 소관 지방교육재정의 세입은 중앙정부 지원금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부금) 74.3%, 지자체 전입금 16.9%로 외부 의존 수입이 91.2%나 된다. 세출 측면에선 인건비(58.2%) 등 경직성 경비가 80.4% 수준으로 매우 높다. 이렇게 시·도 교육청의 재정 확보 및 운영에 대한 자율성은 태생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누리과정 등 신규 수요를 자체적으로 충당할 여유는 별로 없다.



 물론 다른 주장도 있다. 그동안 초·중등교육의 여건 및 환경이 많이 개선됐으며, 저출산 현상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음에도 초·중등 교육재정은 계속 증가해 왔고, 앞으로 감소될 학생 수를 고려하면 초·중등 교육재정을 줄여 다른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즉 학생 수 감소가 교육재정의 감소로 이어져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언뜻 듣기엔 타당하지만 단순한 총량 정보 수준에서 비교 판단한 것으로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먼저 교부금 규모는 내국세 수입의 일정 비율(내국세의 20.27%와 교육세 전액)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국내 경기가 위축될 경우 조세 수입 감소로 교부금 배정액 축소도 불가피하다. 실제로 2015년 예산 편성 시 2013년 세수 결손에 따른 교부금 정산(-2조7000억원) 반영으로 전년 대비 1조 3475억원 감소(-3.3%) 편성되고, 2016년에는 2014년 세수 결손에 따른 교부금 감액 정산이 예상된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둘째로 학생 수가 감소한다고 해서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교육재정이 함께 감소할 수는 없다. 실제로 2000년 대비 학생 수는 19% 감소한 반면 교육의 질적 수준에 영향을 끼치는 교원 수(27%), 학급 수(13%) 및 학교 수(15%)는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교원 1인당 학생 수 개선, 과밀학급 해소 및 과대규모 학교의 축소에 크게 기여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에 여전히 미달한다. 2012년 한국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8.0명, 중학교 18.0명, 고등학교 15.0명으로 OECD 국가 평균인 15.0명, 14.0명, 14.0명에 비해 열악하며, 학급당 학생 수도 초등학교 25.0명, 중학교 33.0명으로 OECD 국가 평균인 21.0명, 24.0명에 비해 많다.



 셋째로 향후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육재정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별도의 추가 재원 확보 없이 2010~2013년 특수교육 유치원~고등학교 의무교육화, 2011년 무상급식과 2012년 누리과정 지원 등 신규 교육복지사업과 어린이집 누리과정 같은 타 부처 복지사업까지 교육부로 떠넘겨 기존 지방교육재원 내에서 충당하도록 함으로써 교육청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기초생활수급자, 한 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북한이탈주민 가정, 학교 부적응 학생 등 추가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나 재정 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 학생의 비율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넷째, 교부금의 추가 확보 없이 도입된 교육복지 지출 확대 조치의 영향은 지방교육재정의 세출 구성에 구조적인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교육복지 정책사업비는 2008년 전체 예산의 2.7%에서 2013년 9.4%로 매우 가파르게 증가한 반면 교수·학습활동지원 정책사업비의 구성비는 2012년까지는 교육복지사업의 비중보다 높았으나 2013년 1조원 이상 감소하면서 역전됐다. 또 향후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실시될 경우 추가적 재정 소요가 불가피하며 세월호 참사로 인한 학교 안전의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재난위험시설, 재래식 화장실, 석면 교체 등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처럼 늘어나는 교육 수요에 맞추고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투자는 더 늘어나야 한다.



하봉운 경기대 교직학과 교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