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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지하철 전동차, 국내업체 위협

중국산의 공습이 서울 지하철까지 도달했다. 이대로 가면 중국산 지하철이 서울 지하를 달릴 기세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철도산업과 부품 업체는 차가운 겨울을 맞고 있다.



서울시, 이달 중 200량 국제 입찰

 서울시는 이달 중 새 전동차 200량을 구입하는 국제 입찰을 할 예정이다. 약 27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2018년까지 추가로 420량을 살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노후 전동차 교체에 투일 될 예산은 2022년까지 1조원에 육박한다. 1조원 전쟁의 승기는 중국업체가 잡았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지난 5일 중국 방문에서 “어떤 경우라도 독점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공급업체의 선정 조건은 첫번째가 안전이고 가격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국내 철도 차량 제조는 1999년 과열 경쟁과 정부 정책에 따라 대우중공업·현대정공·한진중공업의 관련 사업 분야가 합쳐지면서 현대로템 1사 체제다. 서울 메트로는 시기에 대한 논란을 무릅쓰고 입찰을 앞둔 상태에서 최근 중국 베이처(北車·CNR)와 난처(南車·CSR)를 시찰하기도 했다.



 중국업체는 덩치 면에선 이미 적수가 없는 상태다. 약 36조원 규모에 이르는 자국 철도산업을 발판으로 CNR과 CSR은 세계 1, 2위를 다투는 업체가 됐다. 아프리카 지역 철도는 거의 중국산이라도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게다가 이 두 회사는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해외에서 중국 업체끼리 경쟁을 하느니 한 업체로 해외 진출을 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업체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정원철 한국철도차량공업협회 기획팀장은 “코끼리(중국 업체)가 서로 합쳐서 덩치를 더 키웠는데, 너는 이 동네에서 최고니까 나가서 싸우라고 개미의 등을 떠미는 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CNR과 CSR의 지난해 매출은 합쳐서 24조원에 이른다. 현대로템의 15배다. 두 회사의 생산능력(7만5000량)은 현대로템의 75배에 이른다. 철도차량 분야에서 중국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0%, 한국은 2.4%다. 로템 관계자는 “3사 합병으로 국내에선 유일한 철도 업체가 됐지만 세계 시장 차원에서 보자면 중국 업체때문에 생존을 걱정해야 할 수준”이라며 “중국은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이번 입찰에서 덤핑 수준의 가격을 써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한국 제품의 입찰가는 고임금으로 인해 중국보다 10% 정도 비싼 편이다.



 중소 부품업체의 걱정은 더 크다. 철도 차량 원가에서 중소 부품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이른다. 국내에는 374개 부품 업체가 있다. 1만1220명의 일자리가 걸려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대부분 연 평균 매출이 40억원 이하다. 정원철 팀장은 “중국 업체가 국내 철도 산업에 발을 디디면 수많은 영세 중소부품업체가 도산할 것”이라며 “기존 지하철 시스템과 호환 문제 등 안전성과 관련된 검증도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세계 각국은 철도 분야에선 ‘1국 1업체’ 체제를 보호하고 있다. 프랑스는 알스톰, 캐나다는 봄바디에, 독일은 지멘스 등이 사실상 독점 체제다. 장벽도 높다. 미국은 해외 업체가 수주를 하더라도 전체 부품의 60%를 미국산을 쓰게 하고, 최종 조립은 미국에 공장을 세워서 할 것 등을 요구한다. 심지어 중국도 그렇다. 중국은 70%의 부품을 중국 현지에서 생산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하려면 중국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해야 하는 게 보편적이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본부장은 “국제입찰은 호혜원칙에 따라 정부조달협정(GPA)의 틀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중국은 GPA 가입국이 아니다”며 “게다가 중국은 철도차량 구매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허용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 본부장은 “철도 차량을 공급하게 되면 한국이 40여년간 쌓아 온 지하철 운영 시스템 기술의 유출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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