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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탄난 무상복지제도, 전면 재검토해야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등 소득이나 재산과 무관하게 지급되는 보편적 무상복지의 재원부담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간의 충돌과 책임 떠넘기기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초부터 무상복지비의 지급불능 사태가 불가피해 보인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경쟁적으로 도입된 각종 무상복지제도가 불과 3년도 지나지 않아 파탄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정치권이 재원마련 방안을 염두에 두지 않고 무분별하게 약속한 포퓰리즘적인 보편복지의 폐해가 국민들의 눈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보편적인 무상복지제도의 파국은 도입 당시부터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별도의 재원마련 방안을 확실히 만들지 않고 거액의 자금이 자동적으로 들어가는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제도를 덜컥 전면적으로 시행하다 보니 당장 예산에 구멍이 나고 만 것이다. 도입 초기만 해도 이런저런 예산을 돌려쓰기도 하고, 전체 세수실적에도 여유가 있어 그럭저럭 감당할 만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세수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땜질식 돌려막기로는 더 이상 무상복지제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들이 무상보육비 분담금을 내지 못하겠다며 중앙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무상복지 대란의 예고편이었다. 급기야 내년부터 누리과정 무상보육 예산을 떠안게 된 지방교육청들이 예산편성을 거부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청이 요구하는 무상급식비를 줄 수 없다고 버티면서 무상복지제도 전체가 흔들리게 된 것이다. 그저 내년 한 해 예산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 특단의 해법이 나오지 않는 한 현행 무상복지제도는 내년 이후도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한마디로 보편적 무상복지 실험은 실패했다.

 이제 여야와 지자체, 교육청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데 골몰할 것이 아니라 무상복지가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제도 철폐를 포함한 전면적인 개편을 논의해야 한다. 사실 작금에 벌어진 무상복지 대란의 책임을 따지자면 청와대와 여야, 그리고 각 교육자치단체장들까지 모두가 자유롭지 않다. 선거 때마다 경쟁적으로 대책 없는 무상복지공약을 내놓은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들도 무상복지 공약의 허망한 결말을 모두 지켜보고 있다.

 지방재정과 교육재정이 파탄나는 꼴을 보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무상복지제도 전반을 재검토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 차제에 복지지출의 우선순위와 예산집행의 효율성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선별복지로의 전환과 지급금액의 조정, 합리적인 분담비율의 재산정 등의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을 재원부담 때문에 보편복지에서 선별복지로 바꿨다. 무상급식과 무상보육도 그러지 못할 이유가 없다. 국민들도 무상복지의 폐단을 목격한 만큼 대책 없는 ‘공짜 복지’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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