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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스텐트 시술 흉부외과 협진, 환자 생명 위협할 수도”

오동주 대한심장학회 이사장
의료기술은 환자의 편익을 중심으로 진화한다. 편익은 시술 시 고통을 줄이고, 후유증이 적으며,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시술이 심장혈관 중재수술이다.

예전 같으면 막힌 혈관을 잘라내고 건강한 다른 혈관을 이어줬지만 지금은 카테터를 넣어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끼우는 방식으로 혈액의 흐름을 확보한다. 환자는 가슴을 절개하지 않으니 수술 부담이 줄고, 입원기간이 짧아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의료비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이 스텐트 시술이 ‘뜨거운 감자’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 30일 발표한 고시 내용 때문이다. 해당 고시는 평생 3개까지 한정했던 심장스텐트(이하 스텐트) 건강보험 적용 개수 제한을 풀면서 순환기내과 전문의와 흉부외과 전문의가 협의해 치료방침을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심장질환에 통합진료 개념을 도입해 스텐트의 적정 사용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명분이다. 이 고시가 발표되자 스텐트를 시술하는 의사와 병원들이 발칵 뒤집혔다.

스텐트를 시술하는 전문학회는 이번 고시가 ‘대재앙’이라고 반발한다. 대한심장학회 오동주 이사장을 만나 이번 고시가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들었다.

-이번 고시의 문제점이 뭔가.

 “심장내과 의사는 흉부외과 의사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는 사실상 스텐트 시술을 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흉부외과 전문의가 없는 지방 병원이나 중소 병원은 흉부외과 협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건이 안 되는 병원은 흉부외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과 협약을 맺도록 했는데.

 “협약 대상 기관의 자격은 ‘90분 이내에 응급 관상동맥우회술 실시 가능한 병원’으로 제한했다. 그런데 우회술이 가능한 전국 총 81곳 중 연평균 시술건수가 50건 이상인 기관은 13곳이다. 이중 서울·경기 이외 지역인 곳은 단 두 곳이다. 서울·경기에 편중돼 있다. 이렇게 되면 환자가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집중되고, 지방 중소 병원은 스텐트 시술을 포기해야 한다.”

 -50건 이상인 곳이 중요한 이유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적정성 평가 결과, 우회술 50건 이상인 곳의 30일 이내 사망률은 1.5%인 반면, 50건 미만인 기관은 6.9%다. 차이가 크다. 지방일수록 수도권에 비해 위험부담이 있고, 고시 이행 여건이 안 된다는 얘기다.”

 -정부는 외국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했다던데.

 “복지부의 해석에 오류가 있었다. 응급환자 진료 지연의 문제가 있다. 유럽심장학회가 올해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급성관동맥증후군 환자는 협진 대상이 아니고, 안정성 협심증 환자라도 기관별 프로토콜을 만들어 환자를 기다리게 하지 말라’고 명시하고 있다. 반면에 고시는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응급 상황’이라는 애매한 사례에 대해서만 협진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어떤가.

 “스텐트를 시술하는 병원 중 흉부외과가 없거나 관상동맥우회술이 불가능한 곳이 33%나 된다. 이 병원들도 흉부외과와 협진 없이 스텐트 시술을 하고 있다. 미국심장학회 권고안은 ‘90분 이내 스텐트 시술이 가능한 기관’을 언급하고 있는데, 복지부가 이를 ‘90분 내 응급수술 가능한 기관’으로 오해한 것이다.”

 -스텐트가 관상동맥우회술에 비해 이점이 있다면.

 “시술 시간과 입원 기간이 짧다. 5~30분이면 시술이 끝나고, 1박2일 입원하면 된다. 관상동맥우회술은 몇 주 이상 입원해야 한다. 수술비도 차이가 많이 난다. 스텐트는 환자 본인부담금이 100만~130만원 수준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은 본인부담금이 최소 700만원이다. 수술 시 마취가 어려운 고령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스텐트 시술의 적응증이 확대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스텐트 시술의 안전성이 이미 입증됐다. 이번 제도가 흉부외과와의 밥그릇 싸움으로 오해받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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