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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공사 담합 7개사 적발

한진중공업은 지난 2009년 동부건설에 은밀한 제안을 했다. ‘4대강 살리기’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낙동강 17공구 사업 입찰가를 사전 조율해 짬짜미(담합)를 하자는 내용이었다. 다시 말해 한진중공업이 ‘적정가’에 공사를 낙찰받을 수 있도록 ‘들러리’를 서달라는 취지였다.

동부건설은 구체적인 대가를 요구했다. 계열사가 운영중인 골프장의 회원권을 40억원어치 사달라는 게 동부건설의 요구였다. 한진중공업은 이 조건을 수락했다. 두 업체는 한진중공업이 1698억여원, 동부건설이 1727억여원의 입찰가를 써내기로 합의했다. 입찰 당일인 그해 12월21일 한진중공업은 당초 약속대로 골프장 회원권을 구매했다. 두 업체는 입찰에서 미리 짜맞춘 액수를 적어냈고, 입찰가가 더 낮았던 한진중공업은 공사를 따냈다.

4대강 공사 입찰가를 사전 조율하는 등 담합한 7개 건설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2009~2010년 ‘4대강 살리기’ 2차 턴키공사 입찰 때 담합한 혐의로 7개 건설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152억1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 7개사는 한진중공업·동부건설·계룡건설산업·두산건설·한라·삼환기업·코오롱글로벌이다. 이들 업체 고위임원 7명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경쟁입찰은 입찰가격이 낮을수록 낙찰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완전경쟁이 이뤄지면 낙찰가가 예상보다 더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 반면 담합이 이뤄지면 경쟁업체들끼리 서로의 입찰가를 미리 알게 돼 비교적 높은 가격에 공사를 따낼 수 있게 된다. 단속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담합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계룡건설산업과 두산건설은 금강 1공구 공사 입찰에서 담합을 했다. 들러리 입찰를 하기로 한 두산건설은 고의로 저가의 들러리용 설계 계획을 제출한데 이어 입찰 가격도 941억원으로 계룡건설산업(897억원)보다 높게 적어냈다. 공정위 관계자는 “들러리용 저가 설계를 속칭 ‘B급설계’라 한다”며 “두산건설의 기본설계용역비는 4억5000만원으로, 23억원이던 계룡건설산업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입찰 결과는 예정된 대로 계룡건설산업의 승리였다.

한라·삼환기업·코오롱글로벌은 가격경쟁을 피하기 위해 예상입찰가격의 90~95%의 가격을 적어내기로 사전 합의했다. 두 업체는 수주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삼환기업이 자사보다 5%포인트 정도 낮은 가격을 써내는 것을 용인하는 ‘온정’을 베풀었다. 이같은 행태는 업계에서 ‘핸디를 주는 방식’으로 불리는 관행이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탈락된 업체의 설계비(각사당 30억원)를 낙찰받은 업체가 보전해준다는 내용의 협약서도 체결했다. 공사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종합점수가 더 높았던 한라가 맡게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담합이 이뤄지면 정부는 건설사에 불필요하게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공공 입찰담합은 정부 예산낭비를 초래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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