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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끌고 곤룡포 입고 중앙마라톤

2014중앙서울마라톤(중앙일보ㆍ대한육상경기연맹ㆍ일간스포츠 주최)이 9일 열렸다. 1만7000여명의 참가자들은 저마다 다른 사연과 다른 복장으로 서울 도심을 달렸다. 늦가을의 정취는 보너스였다.



○…"내가 마라톤 왕국의 왕입니다." 김주현(54) 씨는 조선시대 왕의 정복인 곤룡포(袞龍袍)를 입고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아홉 번째 중앙서울마라톤 참가인 김씨는 지난 대회에서도 같은 복장으로 풀코스를 완주했다. 올해는 왕비 복장의 임청아(41) 씨와 호위무사 박찬수(57)·송영규(52) 씨도 대동했다. 서브3(42.195㎞ 3시간 이내 완주) 기록을 가지고 있는 아마추어 마라토너인 김씨는 "마라톤 대회는 참가자들 만의 축제가 아니다. 지켜보는 시민들도 나를 보면서 함께 즐거워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옷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장용전(34) 씨는 해피 레그(Happy Leg)의 도움을 받아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해피 레그는 2007년 만들어진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동반 주자 동호회다. 장씨는 권영호(54) 씨와 서로의 팔에 끈을 묶고 팀을 이뤄 풀코스 완주에 도전했다. 서울 실로암 시각장애인 복지관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장씨는 5년 전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정기 훈련으로 몸을 만들어왔다. 장씨는 "시각장애인은 (일반인의) 도움을 받아도 선택할 수 있는 스포츠가 많지 않지만 마라톤은 가능하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면서 자존감과 세상에 대한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아들 성흠. 수능대박!” 참가자 윤영준(48)씨의 배번 위에 적힌 글귀다. 윤씨의 아들 성흠(18)은 이달 13일 수능시험을 본다. 윤씨는 “아들이 부담스러워할까봐 말은 안하고 왔다. 아내가 출발과 동시에 아들에게 사진을 보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중앙마라톤에 10년째 참가중이다. 2009년 이후로는 매년 서브3를 기록중이다.



○…아이언맨 마라토너도 등장했다. 참가자 성기민(26)씨는 아이언맨 가면을 쓰고 출발선으로 향했다. 앞선 마라톤 대회에서도 이 가면을 쓰고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성씨는 학창시절 내내 몸은 허약했고 성격은 소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2년전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몸은 단단해졌고 성격도 180도 달라졌다. 성씨는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되고자 가면을 준비했다”며 “매년 다른 모습으로 마라톤 완주를 성공하겠다. 내년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 유모차를 끌고 온 참가자들이 여럿 보였다. 외국계 회사 동료 사이인 정진형(40)씨와 벤자민 허언(40·미국)씨는 아들 정유찬(7)군과 허언 재성(7)군을 유모차에 태우고 출발선으로 향했다. 둘은 지난해 대회에도 유모차를 끌고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벤자민씨는 "자녀를 유모차에 태우고 마라톤 완주하는 게 요즘 미국에서 인기"라고 말했다. 정씨는 "두 아이가 내년엔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올해가 유모차 마라톤 마지막이 될 것 같아 올해는 풀코스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벤자민씨의 추천으로 마라톤 전용 유모차를 해외 직구로 구매했다. 둘이 끌고 나온 마라톤 전용 유모차는 브래이크도 달려있고 바퀴도 일반 유모차보다 더 컸다.



○…양팔 없는 마라토너 김황태(38)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중앙마라톤을 찾았다. 전봇대 전기 가설 기사였던 김씨는 2000년 8월 전봇대에서 작업을 하다 고압전류가 온 몸을 관통하는 사고를 당한 뒤 두 팔을 절단했다. 기적처럼 목숨을 건진 김씨가 다시 활기찬 삶을 살 수 있던 원동력이 마라톤이었다. 김씨는 “서브스리가 목표라서 출발선 앞 쪽으로 가야한다. 출발 시간이 얼마 안 남아 급하다”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뛰어갔다.



○…모두 다 출발선을 떠난 뒤 뒤늦게 출발선을 찾은 지각자들도 속출했다. 이정환(48)씨의 지각사유는 ‘늦잠’이다. 이씨는 “어젯밤 JTBC에서 하는 히든싱어를 보느라 늦잠을 잤더니 오늘 결국 늦어버렸다”며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쫒아가야 겠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씨는 1999년부터 중앙서울마라톤에 참가해 온 개근 참가자다. 우정때문에 지각을 한 참가자도 있었다. 윤용운(72)씨와 조상현(55)씨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출발신호가 울린 지 20분이 지나서야 출발선에 나타났다. 윤씨는 “마라톤에 처음 참가하는 친구인 상현이를 기다리다보니 나도 늦어버렸다”고 말했다. 윤씨는 62세때 서브스리를 기록한 ‘노익장 마라토너’로 마라톤 동호회에선 유명인사다.









중앙일보 사회·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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