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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돈봉투' 전 청도경찰서장 주도

지난 9월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경북 청도 주민들에게 뿌려진 한국전력의 돈 봉투는 이현희(57) 전 청도경찰서장의 강요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서장의 요구를 받은 한전 측은 시공사에 돈 봉투를 조성하도록 다시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9월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에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돈을 줄 것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이 전 서장을 입건해 불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지난 8월 중순 무렵 이모(56) 전 한전 대구경북지사장에게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에 대한 치료비와 위로금 명목으로 3000만∼5000만원을 지원해 달라"고 수차례 강력하게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전은 청도군 삼평 1리에서 추진 중인 송전탑 건설 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었다. 이에 이 전 서장은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한전 측이 충돌해 사고가 유발될 것을 우려해 한전 측에 현금 지원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청도 출신인 그는 경찰 조사에서 “관할 경찰서장 입장에서 사고를 막아보려고 했던 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한전 측은 처음에는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이 전 서장의 부탁을 거절했다. 그러나 이 전 서장이 수차례 강하게 요구하자 시공사인 S사에 돈을 마련할 것을 부탁했다. 한전 이 전 지사장은 9월 초 S사로부터 600만원을 받았다. 그는 며칠 뒤 S사가 추석 휴무에 들어가 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우선 자신의 통장에서 1100만원을 추가로 인출해 총 1700만원을 이 전 서장에게 전달했다. S사는 이 전 지사장이 개인 통장에서 인출한 돈을 추후 보전해주기로 약속했다. 이 전 서장은 한전 측으로부터 받은 1700만원을 100만~500만원씩 나눠 자신의 이름이 적힌 봉투에 담은 뒤 주민 7명에게 건넸다.



조사 과정에선 이 전 시자장 등 한전 직원 10명이 2009년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S사로부터 명절 인사비와 휴가비 등으로 100만∼500만원씩 총 3300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 전 지사장은 8월 중순에는 S사에서 100만원을 받아내 이 전 서장에게 회식비 명목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 전 서장은 이 돈으로 복숭아 90만원어치를 구입해 직원과 기동대원들에게 전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한편 S사는 직원 20명을 허위로 서류에 등록해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13억 9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S사는 이 비자금으로 한전 이 전 지사장이 이 전 서장에게 건넨 현금을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S사가 한전 직원들에게 건넨 뇌물의 출처도 이 비자금이었다.



경찰은 이 전 서장을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혐의로, 한전 지사장 이모씨 등 직원 10명을 뇌물수수ㆍ공여 혐의로 각각 입건해 송치했다. 한전 측에 뇌물을 건네고 비자금을 조성한 시공업체 대표 등 3명은 횡령 및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입건됐다.



정강현 기자 fon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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