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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100억대 원정 도박

필리핀 세부에서 10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세부의 호텔 카지노에 자주 드나드는 재력가나 그 자녀들에게 접근해 환치기 수법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의 도박 자금을 대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9일 원정도박 알선업자 박모(3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곽모(34)씨를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에게 돈을 빌려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유흥업소 사장 조모(44·여)씨를 구속하고 전 안동시의회 의장 배모(67)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필리핀 세부에 거주하며 해외 원정도박을 전문적으로 알선하는 이른바 '롤링업자'다. 이들은 특급호텔 카지노를 자주 드나드는 관광객 중 '큰 손'으로 소문난 사람들을 골라 접근했다. 식사를 대접하거나 호텔 숙박료 등을 대주며 환심을 산 뒤 "필요한 도박자금을 얼마든 대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서울 강남에서 룸살롱을 운영하는 여사장 조씨가 여기에 걸려들었다. 조씨는 2013년 1월부터 올해 초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필리핀 세부를 오가며 20억원이 넘는 돈을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자금은 전형적인 '환치기 수법'을 통해 세탁됐다. 박씨 등이 지정한 국내 계좌에 조씨가 돈을 입금하면 박씨가 필리핀 현지 환전업자를 통해 이 금액만큼의 카지노 칩을 조씨에게 전달했다. 현금 거래가 국내와 현지에서 각각 따로 이뤄지다 보니 금융당국의 추적을 피할 수 있었다.



전 안동시의회 의장 배씨는 필리핀에서 사업 중인 사위를 만나러 가 카지노를 들락거리다가 도박판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배씨는 지난 1년여간 4~5차례에 걸쳐 1억여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한 벌이가 없는 20대 여성들도 도박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아버지 돈 1억원을, 대학원생 류모(34·여)씨는 자기 돈 3000여만원을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박씨 등이 지인을 통해 만든 환치기 국내 계좌를 추적해 파악한 금액은 총 103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대부분 "사업 투자금액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원정도박에 5억원 이상의 돈을 썼다면 상습도박 혐의 외에도 재산 국외도피죄가 적용돼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경찰은 "빌린 도박자금을 갚지 못한 사람들은 박씨 등이 고용한 조직폭력배에 시달려 주식이나 부동산을 강제 처분하기도 했다"며 "롤링업자와 연계된 국내 조폭에 대한 수사도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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