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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福祉<복지>

청(淸)나라 강희제(康熙帝·재위 1661∼1722년)는 글쓰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다른 제왕과는 달리 친필휘호(親筆揮毫)를 남기지 않았다. 전해져 오는 그의 휘호는 단 3글자, ‘無爲(무위)’와 ‘福(복)’이다. 이 중 ‘無爲’는 베이징 고궁(故宮)에, ‘福’은 베이징의 또 다른 유적지인 궁왕푸(恭王府)에 각각 남아 있다. 그의 할머니인 효장(孝庄)태후의 건강을 빌기 위해 쓴 것으로 알려졌다. ‘福’자를 비석에 새겨 놓고, 그 앞에서 기도를 하니 효장태후의 병이 나았단다. 그후 민간에서도 매년 봄 ‘福’자를 집에 붙여놓고, 한 해의 복을 비는 풍습이 생겼다.

중국인들은 복 중에서도 ‘다섯 가지 복(五福)’을 으뜸으로 꼽는다. 수(壽·장수)를 가장 큰 복으로 쳤고 그 다음이 부(富·재산)다. 이어 강녕(康寧·건강), 자손만당(子孫滿堂·자손이 집에 가득하다), 선종(善終·편안하게 삶을 마침) 등도 기원의 대상이었다. 글자 ‘福’의 오른쪽(畐)은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사람의 배(아래의 口)에 십(十)자가 들어 있다. 배가 잔뜩 부른 사람을 표현한 것으로 어문학자들은 분석한다. 부자를 뜻하는 ‘富(부)’ 역시 집에 배부른 사람이 있는 형상이다. ‘배불리 먹는 것’이 곧 복의 근원이었던 셈이다. ‘福’의 반대어는 ‘禍(화)다. 이 글자는 귀신을 뜻하는 ‘示(시)’와 ‘渦(와·소용돌이)’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귀신이 노하면 사람을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는다’는 고대 중국인들의 믿음이 만들어낸 글자다.

‘복지(福祉)’의 ‘祉’는 福과 거의 비슷한 뜻이다. 고대 자전 설문(說文)은 ‘祉, 福也’라 했다. 현대 중국에는 그러나 ‘福祉’라는 말이 없다. 일본인들이 영어의 welfare를 한자로 옮기면서 ‘福祉’라는 말을 만들었다. 중국인들은 같은 뜻으로 ‘복리(福利)’를 쓴다.

복지 논쟁이 한창이다. 재원을 마련하지 않고 무작정 선심성 공약을 만들었던 선거 표퓰리즘이 낳은 화(禍)다. 세심하게 복지 대책을 짰어야 했다. ‘복은 세밀한 데서 생기고(福生于微), 화는 대충대충 넘어가는 데서 생긴다(禍生于忽)’는 옛말이 너무 절실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한우덕 중국연구소장 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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