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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또·꼬리찜과 깻잎 페스토 맛·감각 사르르 녹아든 신개념 삼합

서울 신사동에 새로 문을 연 ‘멜팅샵’의 ‘후광’은 강렬하다. 2년 전 청담동에서 처음 문 열어 서래마을·한남동·코엑스 등으로 지점을 늘린 레스토랑 ‘테이스팅룸’의 세컨드 브랜드이기 때문. 건축가인 안경두씨와 조명 디자이너 김주영씨 부부가 차린 테이스팅룸이 뜬 이유는 새로운 스타일의 메뉴 덕이다. 대표작 ‘시금치 플랫브레드(밀가루 반죽을 과자처럼 얇게 만들고 시금치와 치즈를 풍성하게 얹은 음식’)’는 어느새 경쟁 식당에서도 하나둘씩 따라하는 먹거리가 됐다. 이런 메뉴 베끼기의 정도가 점점 심해지자 식당이 먼저 나서서 테이크아웃 주문을 없앴을 정도다.

이도은 기자의 거기 <5> 서울 신사동 ‘멜팅샵’

이런 연유로 또 다른 도전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참 갈 데가 없어”라거나 “어디나 다 비슷하지 않나”라며 시큰둥하던 미식가들도 눈독을 들였는지 1일 정식 오픈을 한 이래 예약을 안 하고는(하루 전 예약도 보장이 안 된다) 갈 수 없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도산공원 담벼락을 끼고 자리한 그곳을 찾았다. 10m 전방에서 든 생각은 기왕이면 저녁이 낫겠다는 것, 그리고 데이트라면 더 좋겠다는 점이다. 놀이동산 회전목마처럼 반짝이는 외관이 일순간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서다.

하나 막상 들어가면 또 다른 느낌이다. 공간과 분위기가 그야말로 참신하다. 앤티크와 빈티지를 섞은듯한 홀은 원목과 돌·타일·벽돌이 공존한다. 블랙과 브라운·화이트가 적당히 배분돼 있다. 다양한 소재와 컬러가 한데 모였는데 차분하고 고급스럽다. 벽에 붙은 앤티크 거울들이 조도를 낮춘 조명 아래 더욱 반짝거린다. 여러가지가 녹아든 모양새가 그야말로 멜팅샵이다.

음식 역시 국적이 딱히 없다. 미국식·이탈리안식·한식의 식재와 요리법이 혼합됐다. 그래서 음식들의 이름이 길다. 바지락 매생이 비빔면, 와사비 소프트쉘 크랩 팝오버(빵 튀긴 것), 겨자잎 칩과 요거트 아이올리….

그 중 ‘멜팅 조리’가 돋보이는 음식들을 먹어봤다. 일단 와사비 소프트쉘 크랩 팝오버. 보기엔 튀김의 기름기가 부담스럽지만 와사비 소스가 이를 잡아준다. 참치&포도 샐러드 피아디나(이탈리아식 또띠아)는 플랫 브레드의 시즌2 같다. 반죽 위에 짭조름한 참치와 달달한 적포도가 그린 샐러드와 함께 올라간다. 다른 버전으로 육회와 배를 올리는 피아디나도 있다. 레드와인 소꼬리찜과 페스토 리조또는 일행 모두가 감탄한 음식이다. 치즈가 녹아든 리조또에 바베큐 소스의 꼬리찜, 그리고 깻잎 페스토가 곁들여진다. 블로거 누군가는 이를 ‘신개념 삼합’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디저트는 또 어떤가. 오디와 머랭 파블로바는 비주얼에서 최강이다. 넓적한 머랭 2장 사이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오디가 올려져 있고 그 위에 슈가 파우더가 뿌려져 있다. 테이블마다 맛 보는 리코타 아이스크림은 재미까지 더했다. 소주잔 사이즈의 미니 종이컵에 막대기가 꽂힌 아이스크림이 들어가 있는데, 종이를 벗겨 메이플 시럽에 찍어 먹는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데이트로 오기엔 무리다 싶다. 메뉴마다 가격이 좀 나가는 만큼 양도 많다. 둘이 왔다 식탐만큼 먹지 못해 아쉬울 게 뻔하다. 친구들끼리든, 엄마들 브런치 모임이든 여럿이 모여 고루 맛보는 게 낫겠다. 그리고 먹는 동안이라도 서로에게 녹아들면 좋겠다. 이곳의 분위기처럼, 음식처럼.

▶멜팅샵: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7-19, 전화번호 02-544-4256, 월요일 휴무. 발레주차 가능. 오후 11시까지. 와사비 소프트쉘 크랩 팝오버 1만8700원, 레드와인 소꼬리찜&페스토리조또 2만8600원, 오디와 머랭 파블로바 1만4800원.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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