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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 압박 더 세질 듯 … 사드 배치는 더 지켜봐야

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의회 지도자들을 백악관 오찬에 초청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 [로이터=뉴스1]
지난 4일 실시된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했다. 하원 다수당이었던 공화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상원마저 장악했다. 미국에서 8년 만에 상하 양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재연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에선 연임 대통령의 집권 2기에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야당이 우세했다. 이 때문에 이를 ‘집권 6년차 징크스’라고도 부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를 깨지 못했다. 의회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미국의 정치 구조상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전문가인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와 서정건 경희대 정외과 교수를 만나 이번 중간선거의 의미와 향후 미국의 정책 향방에 대해 살펴봤다.

[전문가 대담] 상·하원 ‘여소야대’ 미국의 행보는

-공화당 승리 요인은.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우선 오바마의 외교정책이 미국의 전통적인 정서와 맞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미국의 힘’ ‘글로벌 헤게모니’에 관심이 많다. 빌 클린턴 대통령 집권 2기인 1998년 중간선거에서 이례적으로 여당인 민주당이 승리한 것은 미국의 글로벌 전략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클린턴 집권 1기 때는 경제살리기에 중점을, 2기 때는 미국의 힘을 보여 주기 위한 대외정책에 무게를 뒀다. 오바마 정부는 이와 다른 패턴이다. 집권 1기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회복에 주력했지만 2기에선 소극적인 외교정책을 펴 유약한 대통령으로 각인됐다. 예를 들면 오바마는 최근 중동정책과 관련, ‘DDSS(Don’t Do Stupid Stuff)’라는 발언을 했다. 이는 ‘어리석은 짓(전쟁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미국이 국제질서를 주도하길 원하는 유권자들은 오바마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국내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여러 사안에서 공화당과의 타협을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했다. 공화당도 비판을 받았지만 결국 최종 책임은 오바마에게 돌아갔다. 미국 내에서 공개적으로 얘기하기 꺼리지만 소수인종 출신이라는 것도 오바마에겐 약점이 될 수 있다.
 ▶서정건 경희대 정외과 교수=중간선거는 1790년 이래 지금까지 50여 차례 실시됐다. 중간선거에서 대통령 소속당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패인 중 하나는 오바마의 지지도 하락이다. 민주당 후보들이 오바마의 지원유세를 원치 않을 정도였다. 오바마의 인기 하락으로 공화당은 반사이익을 얻었다. 오바마는 보수파 입장에선 무능한 대통령이고, 진보 쪽에서 보면 진보의 가치를 지키지 못한 대통령이다. 이번 선거는 오바마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된 것이다. 실례로 오바마는 2011년 ‘아랍의 봄’ 때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놓고 우유부단했다. 미국은 공격을 주도하기보다 프랑스와 영국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오바마의 행태를 놓고 공화당은 ‘뒤로부터 이끌기(leading from behind)’라는 모순적인 말로 그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지난해 시리아 사태에서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금지선(red line)’으로 설정했다. 이를 넘을 경우 군사적 개입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이 밝혀졌는데도 이를 응징하는 군사행동은 없었다.

 -미국 경제지표는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산층이 그 혜택을 보지 못하고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민심이 오바마에게 등을 돌렸다는 분석도 있는데.
 ▶서=부의 분배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다수의 유권자는 민주당에 기대를 걸었다. 공화당은 친기업적인 반면 민주당은 노동자들을 지지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심지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월스트리트 개혁에 물타기를 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있었다. 월스트리트가 지원하는 정치 자금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과거 노조의 지원을 받고 소액 기부 등으로 선거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이젠 그 정도 돈으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기에 월스트리트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중간선거 패배로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이 예상되는데.
 ▶김=레임덕에 빠진 대통령들이 관심을 쏟는 분야가 대외정책이다. 대외정책의 파트너는 국내에 있지 않다. 국내 정치와 무관하게 자신의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집권 2기 중간선거에서 패한 뒤 외교에 주력했다. 당시 의회가 북한에 대한 더욱 강한 압박을 주문했지만 부시는 북한과의 대화를 선택했다. 그래서 6자회담이 활성화됐다. 공화당은 외교정책에서 오바마에게 일정 부분 양보하고 국내 정치를 주도하려 할 것이다. 오바마의 레임덕은 양측의 타협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서=“임기 2년 남은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게 언론의 전망이다. 하지만 오바마에게도 카드는 있다. 이민정책 등과 관련해 공화당을 괴롭힐 수 있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있어 공화당도 이민정책 완화에 강력히 반대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공화당은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00년 클린턴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관련된 ‘영구정상무역관계(PNTR) 법안’을 공화당과 손잡고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미국이 중국에 항구적 최혜국 대우를 해 주겠다는 법안이었다. 노동자를 주요 지지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은 이를 반대했지만 클린턴은 야당과 손잡고 밀어붙였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의 전제조건으로 이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임기 말로 치닫고 있는 오바마도 사안별로 이런 태도를 취할 수 있다. 재선 대통령은 향후 선거보다는 자신의 업적에 더욱 신경 쓰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중동 등 외교정책에서의 변화는.
 ▶김=미국엔 몇 가지 현안이 있다. 이란 핵 협상은 올해 안에 마무리하려 할 것이다. 이라크·시리아의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 문제의 경우 공화당의 압박에도 지상군 투입을 하지 않겠다고 고집부릴 것이다.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중국 문제다. 대중국정책에서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중국이 근해를 강력히 방어하겠다는 ‘반(反)접근 및 지역거부(A2AD) 전략’에 대해 확실히 대응하는 것이다. 둘째,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에 중국을 편입시키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군사력 증강과 함께 국제경제질서를 새로 구축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이런 중국에 더욱 강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중간선거 결과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특히 보수파인 공화당의 의회 장악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를 압박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김=현재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은 매우 강한 수준이다. 초기 ‘전략적 인내’에서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의 선택을 바꾸겠다’며 더욱 강경해졌다. 상원에 계류돼 있는 북한 제재 법안 통과 등을 통해 북한을 더욱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인권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행정부 일각에서 나오는 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미국의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중국 견제를 위해서라면 사드 배치의 최적지는 한국이다. 만약 사드의 한국 배치가 가시화된다면 우리 입장이 상당히 난처해질 것이다. 하지만 아직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서=북한 문제는 미국 내에서 초당파적 협력이 가능한 분야다. 또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섣부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사실 미 의회에 북한 문제에 정통한 의원은 많지 않다. 우리의 입장에선 이를 경계해야 한다. 실례로 2004년 대선 때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상원의원이 대결할 당시 케리는 테러 등에 대응하는 민주당의 유약한 이미지를 만회하고자 자신의 공약에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넣을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국내 정치에 북한을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우리 정부의 현명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2016년 미국 대선에 대한 전망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우세한 가운데 공화당에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데.
 ▶서=힐러리는 2016년에 69세가 된다. 건강 문제가 거론될 수도 있다. 하지만 노년층 유권자의 표심을 의식해 크게 부각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30~40대가 많이 당선됐다. 공화당은 “국민은 새로운 피를 원한다”는 것을 내세울 것이다. 힐러리는 사회적 불평등, 특히 성평등 문제 등을 공약으로 내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오바마에 대한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지지층이 거의 붕괴됐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민주당엔 악재다. 하지만 공화당도 고민이 크다. 경쟁력 있는 마땅한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부시는 본선에선 유리하지만 너무 온건해 당내 대선 주자를 결정하는 예선 통과가 만만치 않다.
 ▶김=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회적 소수자와 여성 등의 투표율이 상당히 낮았다. 힐러리가 이들의 투표율을 끌어올린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다. 힐러리는 또 대통령이었던 남편 빌 클린턴의 후광도 업고 있다. 힐러리가 향후 2년 동안 어떻게 자신의 가치를 높이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힐러리는 또 안보와 관련해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다. 보수파를 어떻게 흡입하느냐도 관건이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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