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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안 치는 박 대통령, 프레지던츠컵 명예대회장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프레지던츠컵 대회 관계자들과 환담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이 대회 명예대회장을 맡았다. 인터내셔널팀 수석부단장인 최경주 선수(왼쪽)가 박 대통령에게 기념 1호 티켓을 선물하고 있다. 오른쪽은 팀 핀첨 PGA투어 커미셔너. [청와대사진기자단]

골프를 안 치는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세계적인 골프대회의 대회장을 맡았다. 내년 10월 열리는 ‘2015 프레지던츠컵 ’ 명예 대회장(Honorary Chairman)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팀 핀첨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커미셔너 등 대회 관계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명예 대회장직을 맡기로 했다. 최경주(인터내셔널팀 수석부단장) 선수로부터 대회 슬로건인 ‘The Time Has Come’(이제 때가 왔다)이 새겨진 1호 티켓도 전달받았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골프는 이제 스포츠뿐 아니라 산업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골프의 문외한’인 박 대통령이 대회장직을 수락한 건 내년 대회가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개최국의 전·현직 국가원수가 명예 대회장을 맡는 게 이 대회의 전통이다. 1994년 대회 창설 때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이 명예 대회장을 맡았고 조지 HW 부시 대통령(9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2005년) 등 부시 부자도 이 자리를 거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과 2013년 두 차례나 명예 대회장을 맡았다. 여성으로선 2011년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에 이어 두 번째다. 프레지던츠컵은 미국 선수 12명과 비유럽권 선수 12명이 겨루는 골프 대항전이다. 미국팀과 유럽팀이 겨루는 라이더컵과 함께 세계 2대 골프 대항전이다.

 박 대통령이 골프대회의 명예 대회장을 맡긴 했지만 대통령의 골프관은 당분간 변할 것 같지 않다는 게 참모들의 얘기다. 이 대회의 한국 유치가 박 대통령 취임 전 결정됐고, 박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대회장직을 맡았다고 한다. 청와대 참모들은 “‘인천 송도’란 브랜드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대회장직을 수락한 이유”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공직자 골프’에 대해 내내 부정적이었다. 스스로도 테니스나 탁구를 친 적은 있지만 골프는 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청와대에서 골프를 치는 참모는 찾아볼 수 없다. 과거 골프를 쳤던 참모들도 모두 끊었다. 김기춘 비서실장도 청와대 입성 전에는 골프를 쳤다. 골프 매너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동반자가 OB(out of bounds)를 내면 옆으로 슬며시 다가가 공을 하나 툭 떨어뜨린 뒤 “여기 공이 있네요” 하고 지나가곤 했다고 한다.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교수 시절 미국 연수 중에 앨버트로스(파보다 3타 적은 타수)를 할 정도로 실력자지만 청와대에 입성한 뒤엔 딱 끊었다. 유일하게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정도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필드에도 못 가는데 스크린이나 가야지”라며 스크린 골프장을 간 일이 있다.

 청와대에 사실상의 ‘골프 금지령’이 내려진 건 지난해 휴가철을 앞두고였다.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당시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경기도 좋지 않은데 소비 진작을 위해 이제 좀 골프를 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건의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아무런 대답이 없으신 데다 대통령의 표정을 보곤 ‘어렵겠구나’ 하고 감을 잡았었다”고 기억했다. 한 달 뒤인 지난해 7월 결정타가 나왔다. 허태열 비서실장 시절 박 대통령과 수석들이 환담을 나누던 자리였다. 마침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자 한 인사가 “접대 골프가 아니면 휴일엔 골프를 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슬며시 말을 꺼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제가 골프를 치라, 말라 한 적이 없어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런데 바쁘셔서 그럴 시간이 있겠어요?”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청와대의 골프 금지령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이유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은 평소 ‘국정 책임자로서 취미를 즐길 시간이 없다. 1초가 아깝다’고 하는데 참모들에게도 그런 마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골프 그 자체보다 공직자의 자세에 맞춰볼 때 골프라는 운동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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