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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공장 광주 와라 … 근로자 연봉 4000만원만 받겠다”

작고 다부진 체구. 곱슬머리에 주먹코. 자칫 완고해 보일 인상을 누그러뜨리기 위함일까. 다른 이들 앞에서는 늘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악수할 땐 두 손을 꼭 잡는다. 윤장현(65) 광주광역시장이 그렇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23일과 이달 4일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광주에서 태어나 군대 시절 빼고는 광주를 벗어난 적이 없다는 윤 시장은 “해 부렀어요” 같은 남도 사투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시·도지사에게 길을 묻다 ② 윤장현 광주시장

 첫 인터뷰는 조선시대의 10곳 절경(조선 10경)이라던 ‘화순 적벽’을 근 30년 만에 재개방한 행사에서 돌아오자마자 했다. 1985년 이곳에 댐을 건설해 화순군과 광주시의 주된 상수원으로 활용하면서 일반인의 접근을 막았다가 다시 틔운 것을 기념한 행사였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의 목표 중 하나는 문화중심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시청 직원들이 공연을 보도록 하겠다”며 “스스로 문화 소비자가 돼야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 행사 분위기가 어땠나.



 “내가 ‘늦게 열어드려 죄송하다’고 했더니 오히려 주민들이 ‘고맙다’고들 하더라. 좀 이상했다.”



 - 뭐가 이상하다는 건가.



 “막아놨던 우리가 죄송한 거 아닌가. 행정부가 뭘 ‘관리한다’고 하면 주민들이 잘 쓰도록 하는 것일 텐데, 모두들 ‘제한한다’로만 생각한다. 월드컵경기장도 잔디 파인다고 못 쓰게 하더라.”



 - 시장이 된 뒤 시청 로비를 개방한 게 그런 생각을 고치려는 시도인가.(윤 시장은 시청 로비를 각종 박람회장으로 활용했다.)



 “그렇다. 전부터 시청이 ‘접근하기 힘든 성채 같다’는 말을 들었다. 예산과 공간은 시민들 것이다. 지방 정부는 그걸 시민들이 잘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지난 9월엔 시청사를 완전히 개방해 시민들이 둘러보고 나서 어떻게 다 같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지 아이디어를 내도록 하는 대회를 열었다.”



 - ‘관리’에 대한 공무원들 생각은 어떤가.



 “시민 에게 서비스한다는 생각보다 시민 에게서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여기는 것 같다.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데 쉽지 않다. ‘공무원 과 얘기할 때 통역이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 ‘자동차 100만 대 생산기지 조성’을 역점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광주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연간 62만 대를 만든다. 그걸 100만 대로 늘리는 거다. 부품까지 부수 효과가 크다. 이건 역점 사업이라기보다 생존전략이다.”



 - 생존전략이라니 무슨 뜻인가.



 “외환위기 직전에 기아자동차가 무너졌다. 내가 시민운동 하던 시기다. 그때 느꼈다. 지역 경제, 경영이 중요하다는 걸. 시민운동 아무리 해도 광주 경제가 죽으면 아무 소용없겠다는 걸. 생존전략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시장 차(오피러스)를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쏘울로 바꿨다.”



 - 생산 100만 대는 광주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 기업이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 박근혜 대통령도 광주를 자동차 생산기지로 만들겠다고 공약했지만 중요한 건 기업이다.”





 - 광주라면 강성 노동조합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렇지 않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전혀 극렬하지 않다.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의 종속변수였을 뿐이다. 지난 추석 때는 기아차 노조가 스스로 ‘자동차 100만 대 공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현수막 200개를 광주시내에 내걸었다. 새누리당 지구당 위원장이 바뀌니 노조가 축하하러도 갔다. 새누리당 당사는 원래 노조가 가서 악쓰는 데 아니었나.”



 이때 옆에 있던 박병규(50) 사회추진단장이 거들었다. 기아차 노조위원장을 지낸 그는 박 시장이 각종 근로자 관련 정책을 다루기 위해 지난달에 영입했다.



 (박 단장) “기아차 광주공장은 생산성이 최고다. 꿈의 공장이라고도 한다. 외환위기 전에 연간 6만 대 생산하면서 ‘30만 대가 목표’라고 했는데 지금 60만 대를 만든다.”



 - 기업이 투자할 때는 노사관계만 고려하는 게 아닐 텐데.



 (윤 시장) “임금이 제일 중요한 변수다. 이곳 기아차 근로자 평균 연봉이 8500만원이다. 중국 공장은 2000만원, 유럽의 슬로바키아는 1700만~1800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계속 외국에 공장을 짓는다.”



 - 그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건가.



 “100% 외국처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생산성이 높다. 생각한 게 반값 임금이다. 연봉 4000만원 정도 받는 공장을 만드는 거다. 지금 현장 근로자 임금을 낮출 수는 없고, 제3지대에 이런 산업단지를 만들어 현대·기아차에 손짓하겠다.”



 - 가능할지 모르겠다.



 “된다. 광주 대학생들에게 설문해 보니 ‘연봉 3500만원 대기업’이 소원이더라. 이 사람(박병규 단장)을 데려온 목적 중 하나가 이런 게 가능하도록 관계자들을 설득하려는 것이다.”



 윤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광주 도시철도(지하철) 2호선 건설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1조9000억원을 들여 지었다가 빚더미에 올라 앉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 그래도 지하철은 시민들 숙원 아닐까.



 “애초 인구 추계가 잘못됐다. 2002년 계획을 만들 때 2012년 광주 인구가 2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2호선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지금 인구가 150만 명이다.”



 - 추진 않으면 반발이 클 것 같다.



 “현재 1호선만 해도 연간 400억원씩 적자가 난다. 2호선을 건설하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한데 그럴 경우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진다. 이런 사정을 설명하고 광주시민들의 뜻을 물어 최종 방향을 결정하겠다.”



 - 시장이 되고 나서 광주의 문화·관광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호남·전라도라는 호칭을 ‘남도’로 바꿔보고 싶다. 전라도나 호남이라면 정치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남도는 어떤가. 먹거리·인심· 예술 같은 게 떠오를 거다. 남도로 이미지를 잡으면 오고 싶은 고장이 되지 않겠나.” 



광주광역시=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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