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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현풍 곽씨

현풍 곽씨라면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도덕가문으로 친다. 이조 때 정려(정려)가 12개나 되어 12정려는 해곽의 대명사로 통한다.
정염란 충신·효자·열녀들을 기리기 위해 나라에서 그들이 살던 고을에 정문을 세워 표창하던 일이다.
삼온이 유교사회의 기본적 가치관이었던 옛날에는 정려가 하나만 나도 그 가문과 고을의 자랑거리였다. 하물며 12정려라면 그 가문의 영광은 당시 조선 천지에 뻗칠만한 것이었다.
현풍곽씨 중앙 화수회 총회(회장 곽종원)에 따르면 인구는 20여만명으로 성별순위 36위. 60년도 국세 조사 당시 인구12만명에 39위였던 것이 20년만에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문헌에는 본관이 6본이 전하고 있으나 현재는 현풍과 청주의 2본밖에 없다.
현풍 곽씨의 시조는 포산군 곽경. 그는 본래 송나라 사람으로 고려 인종1년(1123).에 귀화, 문과에 급제한 뒤 벼슬을 문하시중 평장사(국무총리급)에 이르렀다.
그의 후손 중 안방(세조 때 탄산군수)이 첫째 청백리로 꼽힌다.
충·효·열의 뿌리는 그로부터 내리기 시작한다.
그의 현손에「주」자 항렬의 8형제 중「월」「월」「기」3형제가 특히 빼어나고 이들은 대부분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적을 무찌름으로써 당시 영남일대에서는「현곽 팔주」 로 이름을 떨쳤다.
<의령에 의병탑 세워>
3형제 중 곽추 일가는「일문삼장」집으로 유명하다. 그는 임진왜란 때 안음 현감으로 호남의 황석산성을 고수하다 강렬히 전사했다.
이때 두 아들 이상·이후는『아버지가 임금을 위해 죽었는데 어찌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죽지 않으랴』(부사어군 자부가사어부호)며 뒤따라 전사했다.
이어 딸과 며느리 신씨도 남편들이 전사하자 『아버지가 죽고서 내가 살아있음은 남편이 있기 때문이거늘 남편까지 전사하니 어찌 내가 살리오』(부사이생 위부재고야 금부피해 하인생)하고 스스로 목매 죽으니 곧 충에 부사하고 효에 자사하고 열에 불사함으로써 일문에 삼장이 한꺼번에 나온 것이다.
곽추의 형 월은 특히 활을 잘 쏘았으니 그의 아들이 홍의 장군으로 유명한 망우당 곽재우(충익공 1552∼1617년)다.
『우리 역사상 미중유의 국란 임진왜란으로 전 국토가 초토화되어 갈때 이 나라를 구한 사람은 바다의 이순신 장군과 육지의 의병들이었고 의병 중에서도 제일먼저 일어나 가장 큰공을 세운 이는 망우당 선생이었다』고 원로 사학자 이선근 박사는 말한 적이 있다.
홍의장군의 탄생지이자 의병의 발상지인 경남 의령-. 제철을 맞아 연초록으로 뒤덮인 남산 밑에는 72년 의령군민들의 성금으로 세워진 국내 최대의 의병탑(높이 27m, 가로5·5m)이 장엄하게 서있다.
선조실록에 따르면 장군이 의병을 일으킨 것은 왜군이 부산포에 깃발을 디딘지 열흘이 못되는 1592년4월22일이었다. 장군은 생가인 의령군 유곡면 세우리 마을 앞 정자나무에 북을 매달아 울리며 의병을 모았다.
후세 사람들이 이름 붙여 현 고수. 세월이 흘러 꼭 3백90년. 수령5백20년의 노거수(높이15m, 둘레 7m)는 5본의 지주에 의해 몸뚱이를 유지한채 바람이 불 때마다 장군의 호령소리를 느끼게 한다.
<대표적 유학자 종석>
명제로부터 받은 붉은 비단으로 군복을 지어 입고 총립을 쓴 채 은안장 백마를 달리며 격동 격서하던 장군은 정암진 싸움에서 왜장「야스꾸니」(안국사혜경) 의 2만 군사를 침몰시켜 대첩을 거두었다.
정유재란(1597)때까지도 끌까지 관령을 지켜낸 그는 광해군 5년 영창대군을 구하는 상소문을 올리고 관직을 사직, 낙향했다.
광해군에게 많은 직언을 하다가 끝내 유배까지 당했던 장군을 가리켜 후세사가들은 그 난전에는 선생이었고 난중엔 위풍당당한 장군이었으며 만년에는 풍월을 즐긴 도인이었다」고 평한다. 오늘날 『망우당집』이 전한다.
곽문의 또 다른 인물 중 만자 곽종석(1846∼1927?)이 있다. 구한 말 영남의 대표적 유학자로 호남의 민재 전우와 쌍벽을 이룬다.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조약 폐기와 매국 척신들의 처형을 주장하는 소를 올렸다. 1919년2월 파리 만국 평화회의에 보내는 장서를 지어 제자인 심산 김창숙을 시켜 상해에서 영문으로 번역, 가져가게 했다.
소위「파리장서」로 불리는 이 성명에는 1백37명의 유림이 서명했으며 민족자결의 원칙에 따라 한국의 자주 독립을 호소하는 내용으로 전문 2천6백74자의 순 한문으로 된 것이다. 결국 이 일이 탄로가나 옥고를 치렀고 1963년에 그에게 건국공로 훈장이 추서되었다.
근세인물 중 삼연 곽상동 옹(80년 작고)은 제헌 국회의원을 거쳐 5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3, 4대 국회부의장, 5대 민의원 의장을 역임한 우리 나라 헌정 발전의 공로자. 60년6월 대통령 권한 대행을 지냈고 72년부터 l, 2대 국민회의 운영위원장을 맡아왔다.
<포산 장학회 운영>
중앙 화수회 총회장을 맡고 있는 곽종원 박사는 숙명여대·건국대 총장과 17대 대한 교련회장을 역임한 교육계 원로. 이밖에 곽복녹(서강대) 곽광수(서울대) 곽은호(과학 기술원) 박사 등이 교육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법조계엔 곽종석(대구 고법판사) 곽동효(인천지원관사) 곽현수(광주지법 판사) 곽준차(목포지원 판사) 곽영철(춘천지검검사)씨 등이 재조에서, 곽명덕·곽창욱·곽동환·곽병문 변호사 등이 있다.
전 체신부 장관 곽의영씨는 현재 임광 토건 이사회장으로 실업계에 전신했고 현직 국회의원으로 곽정출 의원(민정)이 유일한 현곽.
곽상수 교수(연세대·종교음악)와 동순씨(재미음악가)는 우리 나라의 유일한 부녀 파이프오르간 주자이며 동순씨의 고모 곽은수 교수(이대)는 저명한 피아니스트로 일가가 음악으로 곽문을 빛내고 있다. 미 아틀랜타 심퍼니 전임 지휘자를 거쳐 현재 클리블랜드 오키스트러에서 거장「로빈·마젤」의 부 지휘자로 활약하는 곽승씨도 현풍인.
대중 문화에서 현 풍곽씨를 빛내는 사람으로 후라이보이 곽규석씨가 손꼽힌다.
음악적 센스와 해박한 지식, 유머로 격조 높은 웃음을 선사하는 그는 어떤 사회도 척척해내 국제무대에서도 손색이 없다고 평을 받는 만능 탤런트다.
체육계에선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였던 곽현채씨(현 쿠웨이트 농구코치)와 미도파 여자배구단의 곽선주 선수가 꼽힌다.
중앙 화수사는 현풍 곽씨의 최고 의결기관으로 전국의 도지부 화수사와 유기적 관계를 갖고 있으며 포산 장학회는 수천만원의 기금으로 우수 후손들의 교육을 돕고 있다. 산하의 중앙 청년사(회장 곽봉걸) 는 전위 활동 단체로서 계보와 씨족 문헌 발굴, 친목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글 고정웅 기자 사진 이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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