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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비 내려 좋아했는데 … 주거용 오피스텔 세금 폭탄 맞나

“전입신고 안 되는 오피스텔이 있다는데 어떡하나요?”



부엌·욕실 있으면 ‘주거용’ 명문화
부가세 수천만원 추징 가능성
1가구 다주택 해당 땐 보유세 급증
복비 인하 이용해 증세 논란 우려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사용자끼리 생활 지식을 묻고 답하는 ‘지식iN’ 코너엔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 같은 질문이 올라온다. 전·월셋집으로 오피스텔을 찾던 사람이 올리는 글이다.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지 않고 오피스텔에 들어가면,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떼이는 만약의 경우 이를 받아내기 힘들어진다. 실제 이 곳에서 살았다는 점을 법적으로 입증하고 채권자 우선순위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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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에서는 집주인이 전입신고 거부를 계약 조건으로 거는 일이 빈번하다. 세금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업무용 부동산이어서 이에 맞게 사용하면 부가가치세(매입액의 10%)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주거용으로 쓴다면 부가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세입자가 이 곳에 산다는 신고를 하게 되면, 관할 세무서는 이를 사실상의 주택으로 보고 집주인에게 “부가세를 내라”고 요구한다. 이런 식으로 국세청이 추징하는 세금은 매년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가 전입신고 없이 이뤄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같은 ‘불법 세테크’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중개보수체계 개선안’을 3일 발표하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의 기준을 정한 것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의 기준은 ▶넓이(전용면적) 85㎡ 이하면서 ▶전용 부엌과 ▶목욕시설이 있는 화장실을 갖춘 곳이다. 이 기준에 맞는 오피스텔을 사고 팔거나 전·월세 계약을 맺을 때, 용도가 업무용이면 중개수수료 상한액은 0.9%지만 주거용이면 0.4~0.5%로 내려간다. 오피스텔을 실제 집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은 현 상황을 정부가 받아들여, 이들에 대한 수수료 이른바 ‘복비’ 부담을 덜어주기로 한 것이다. 집주인에게 적용되는 수수료도 마찬가지 비율로 내려간다. 하지만 국토부가 개정안 발표에서 ‘주거용’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꺼내면서 국세청 입장에서는 이를 주택으로 볼 명분이 생겼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 소유주 입장에서는 세금을 추징 당할 위험성이 커진 것이다.



 서울 방배동 경남아파트(105㎡)를 갖고 있는 A씨를 가정해보자. A가 내수동의 경희궁의아침(전용면적 46㎡) 오피스텔을 3억3000만원에 사들여 이를 사무용으로 임대한다면, A는 부가세 30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사무용이기 때문에 중개료는 144만원(0.9%)을 내야하지만, 이보다 부가세를 환급받는 이익이 더 크다. 그런데 새 중개수수료 체계가 시행된 뒤 복비가 낮아진다는 점만 보고 0.4% 수수료로 계약했다가는 세무서의 감시망에 오를 수 있다. 세무서에선 이 거래를 사실상의 주택 거래로 볼 수 있어서다. 0.4% 수수료 거래 때문에 해당 오피스텔이 주택 취급을 받는다면 A는 부가세 3000만원을 못 돌려받는다. 또 1가구2주택 소유자가 되고, 이에 따라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공시가격 합계가 6억원을 넘어 종합부동산세 36만4000원을 더 내야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관할 시·군·구청이 파악하게 될 중개수수료 내역을 세무서에서 적극 입수하려 한다면, 이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세금 회피를 예방하거나 적발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 때문에 오피스텔 중개료가 정부 뜻대로 내려가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소유주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사무용 중개료를 적용하는 조건으로만 계약하겠다”고 할 가능성 때문이다. 더욱 큰 걱정은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 위축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3분기 전국 오피스용 빌딩 공실률은 12.6%로 1년 전에 비해 3.3% 오른 상태다.



 증세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정부는 걱정하고 있다. 수수료 개편안을 이용해 주거 목적으로 쓰는 오피스텔 현황을 파악, 부당 환급한 부가세를 회수하고 종부세 부과 대상자를 늘리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일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장은 “이번 개편안은 이전과 바뀐 부동산 시장 현황을 반영해 거래 당사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세수 확보를 위한 기대나 전망 같은 것은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세종=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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