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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하버드 나와서 미용사?…아동 행복지수 '꼴찌'

오늘(4일) 앵커브리핑은 동시 한편으로 시작합니다.

"나는 사립초등학교를 나와서 국제중학교를 나와서 민사고를 나와서 하버드대를 갈 거다. 그래 그래서 나는…내가 하고 싶은 정말 하고 싶은 미용사가 될 거다."

아마 들어보신 분도 있을 겁니다.

부산의 한 초등학생이 쓴 '여덟 살의 꿈'이란 제목의 동시입니다.

아마도 민사고와 하버드 대학은 어른들의 꿈일 테고요, 정작 미용사가 되고픈 아이는 어른들을 위해 좋은 학벌과 스펙을 쌓아야만 합니다. 1등이 돼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오늘 뉴스룸이 주목한 단어는 1등이 아닌 "꼴찌"입니다. 왜일까요?

외면하고 싶은 성적표가 하나 있습니다.

60.3점. 복지부가 학생들이 스스로 점수를 매긴 삶의 만족도를 조사했더니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꼴찌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54.8%, 아동결핍지수인데요. 즉 학생 스스로 뭔가 부족하다고 답한 수치를 따져보면 꼴찌 자리는 더욱 확실해집니다.

얼핏 화면만 봐도 꼴찌에서 두 번째인 헝가리와도 큰 차이가 나죠? 압도적인 꼴찌입니다.

대체 아이들에게는 무엇이 부족했던 것일까요?

문항 별로 살펴보면 마음은 더 복잡해지는데요.

정기적인 취미생활, 스포츠 동아리 활동. 놀고 싶은데 놀 수가 없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던 것이지요.

1등만을 강요하지만 정작 행복지수는 꼴찌인 나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외치는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요?

확대 실시 여부를 두고 논란을 예고 중인 초·중·고등학교 9시 등교제. 그리고 예산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무상급식. 찬성과 반대 입장이 맞서며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지요.

모두 아이들 삶의 질과 직결돼 있는 문제입니다.

지정 취소 여부를 두고 소송까지 진행될 자율형 사립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요. 논쟁하는 어른들 모습을 보면, 정작 중요한 무언가를 빼놓은 것 같기도 합니다.

정치적, 그리고 이념적 진영 가르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지금의 논란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잊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1930년대를 살았던 소파 방정환 선생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어른이 어린이를 내리 누르지 말자. 삼십년 사십년 뒤진 옛 사람이 삼십 사십년 앞 사람을 잡아끌지 말자. 낡은 사람은 새 사람을 위하고 그들의 뒤를 따라서만 새로워질 수가 있고 무덤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방정환 선생은 이미 거의 백년 전에 아이들을 일컬어 어른을 앞선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아이들의 뒤를 따라야 한다고 했지요.

그리고 거의 백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어른들에게 내리눌린 아이들이 불행을 이야기하는 사회, 그래서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압도적으로 꼴찌인 나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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