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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여의도의 공무원, 광화문의 납세자

1일 공무원연금 개혁 반대집회를 연 공무원들(왼쪽 사진)과 이들을 비판한 납세자연맹. [뉴스1, 납세자연맹]


장세정
사회부문 기자
1일 오후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100만 공무원·교원 총궐기 대회’가 열렸다.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과 인근 도로는 전국에서 몰려든 공무원들과 차량들로 가득 찼다. 주최 측은 “50여 개 단체 소속 12만 명(경찰 추산 10만 명)이 모였다”며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공무원·교원 집회”라고 강조했다.



 이충재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위원장은 “단결하고 투쟁해 공적 연금을 지키고 정권을 심판하자”고 외쳤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정치권에 의한 일방적인 연금법 개악을 막을 때까지 투쟁하자”고 말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공무원연금에 아무도 손대지 말라’는 거였다. 적당히 일해도 쫓겨날 위험은 없고 연금으로 노후보장이 든든한데 왜 개혁을 하느냐는 것이다.



 1960년 도입된 공무원연금은 54년간 개혁다운 개혁 한번 못했다. 역대 정권들은 공무원 집단의 환심을 사려고 급여도 올려주고 연금 혜택도 동시에 늘려 왔다. 고령화로 과도한 연금혜택이 지속되기 어렵고 대수술이 불가피한데도 공무원 집단은 이런저런 구실로 개혁을 매번 좌절시켰다.



 이런 와중에 수십억원대의 부동산과 수천만원의 소득이 있어도 매달 400만원 이상의 연금을 받는 ‘고위직 출신 연금귀족’이 출현했다. 교직 은퇴 이후 월 780만원의 고액연금을 받으며 해외여행과 골프로 노후를 즐기는 ‘부부 연금부자’도 나왔다.



 과도한 혜택과 방만한 운용 때문에 퇴직공무원과 현직 공무원에게 정부가 갚아야 할 빚(충당부채)은 지난해 기준 484조원이다. 제대로 개혁하지 않으면 매년 수조원의 세금으로 구멍 난 연금을 채워주는 ‘비정상의 일상화’가 계속된다. 이는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안기는 부도덕한 행위다.



 공무원들이 여의도에 모인 시각, 시민들은 광화문에 모였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공무원들의 주인이자 납세자인 국민을 대변하기 위해 ‘공무원연금개혁 촉구 납세자 한마당’을 열었다. ‘공무원연금 적당히 받아가라. 세금 내는 국민 등골 휜다’ ‘공무원 월급만 철밥통인 줄 알았는데 연금도 철밥통인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공무원과 시민단체의 맞불집회가 열린 이날은 공교롭게도 세월호 참사 200일째였다. 참사 직후 부패하고 무능한 관피아(관료+마피아)에 국민은 분노했다. 그런데 공무원 집단은 시나브로 국민을 향해 ‘연금 철밥통 건드리지 말라’고 핏대를 올리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의 연금 개혁안이 ‘더 내고 덜 받는’ 것으로 알려지자 공무원들은 너무 급진적이라고 엄살을 떤다. 하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과도하게 많이 받던 것을 적절하게 받도록 하는’ 온건한 수술일 뿐이다. 이마저 거부하면 후안무치(厚顔無恥)다.



장세정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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