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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할 테니 묻겠다" … 26명 불려나와 14명 대기하다 퇴장

“그냥 가시면 심심하실 테니 제가 질문 하나 하겠다.”



여전한 마구잡이 증인 채택
피감기관 672곳 사상 최다
종일 기다리다 13초 답변도
모니터단이 매긴 점수 C학점

 위원장인 홍문종(의정부을) 새누리당 의원이 참다못해 나섰다. 지난 14일 오후 7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국정감사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홍 위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병목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을 일으켜 세웠다. 오전부터 국감장에 나온 김 선임연구원은 10시간 넘도록 한마디도 못하고 있었다.



 ▶홍 위원장=“일본이 김치 세계화한다는데 식품연구원은 노력하고 있는가.”



 ▶김 선임연구원=“그 답변은 저보다 세계김치연구소가 해야 ….”



 ▶홍 위원장=“그러면 평소 국회에 하고 싶었던 말을 해보시라.”



 ▶김 선임연구원=“….”





 김 선임연구원을 증인으로 부른 장본인은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비례대표) 의원이었다. 식품연구원 강릉분원 활성화 방안이 참고인을 부른 이유였다. 하지만 정작 최 의원은 김 선임연구원에게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 홍 위원장이 나선 이유다.



 미방위는 이날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26개 연구기관을 불렀다. 국감 마지막 날의 종합국감을 제외하곤 단일 위원회가 부른 기관으론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질의·답변의 대상이 된 건 12개 기관뿐이었다. 나머지 14개 기관장들은 단 1초도 말하지 못한 채 하루 종일 국감장에 멀뚱멀뚱 앉아 있어야 했다.



 27일로 2014년 국정감사가 끝났다. 3~4개 기관을 상대로 한 일부 상임위 국감이 남아 있긴 하지만 여야가 합의한 국감 기간은 이날까지였다. 올해 국감 성적표는 저조했다.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매긴 중간평가는 C학점.



 증인을 불러놓곤 한마디도 묻지 않은 채 돌려보내거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다가 일정이 지연되거나 파행되는 구태도 여전했다.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 피감기관은 672개로 사상 최대였다. 국회가 부른 일반 증인은 315명이었고, 이 중 기업인과 단체 소속 증인은 176명으로 전체의 55.9%였다. 일반 증인의 숫자는 지난해(318명)보다 3명 줄었지만 하루 평균 심문 증인 수는 17.5명으로 지난해(16.7명)보다 늘었다. 세월호특별법 등으로 정국이 표류하는 바람에 국감 기간이 18일로 지난해보다 이틀 줄어서다.



 문제는 양에 비해 질이 더 낮아졌다는 점이다. 지난 21일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감에선 허위과장 광고와 관련해 장석훈 위메프 이사, 박대준 쿠팡 그룹장, 송철욱 티켓몬스터 전무 등 온라인 유통업체 대표(임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4시간 넘게 대기했지만 총 답변시간은 1분도 안 됐다. 각 사 임원 3명이 한꺼번에 일어나 “네, 잘 알겠습니다” 또는 “앞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를 번갈아가며 반복하는 수준이었다. 하루 전인 20일 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나온 최태경 한성자동차 전무도 말 한마디 못한 채 하루 종일 대기만 했다. 지난 13일 미방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는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추가 설치 문제를 놓고 13초만 발언한 뒤 퇴장했다.



 국감 일정이 지연되거나 파행되는 일도 잦았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7일 대기업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다 5시간 정회한 끝에 그날 국감이 무산됐다. 다음 날도 환노위는 같은 이유로 1시간45분간 회의가 지연됐다.



 새누리당 이상일(비례대표) 의원은 “매년 국감 기간만 되면 기업인을 증인으로 부르는데 답변시간은 터무니없이 짧고 (증인에서) 빼달라고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의원과 보좌진만 시달린다”며 “증인·참고인을 채택할 때 의원이 무엇을 물을지 미리 신문요지서를 보내고 사전 답변서 제출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안’ 개정안도 발의했다.



이지상·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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