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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된 폐철교, 하루 4500명 찾는 힐링다리로

26일 아양기찻길을 찾은 시민들이 폐철교 위를 산책하고 있다. 70여 년간 대구선 열차가 다녔던 아양철교를 동구청이 리모델링해 지난해 12월 개방했다. [프리랜서 공정식]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독일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 수상. 78년 된 폐선 철교를 리모델링한 보행자용 기찻길. 노래 듣고 시를 읽는 행사가 매달 열리는 대구의 ‘퐁네프’ 다리….

아양기찻길 53억 들여 변신
노래·시 관련 행사 매달 개최
대구의 ‘퐁네프 다리’ 별명도



 지난해 12월 53억원을 들여 개통한 대구시 동구 지저동과 신암동 사이 금호강을 가로지른 아양기찻길에 붙은 각종 타이틀이다. 길이 277m, 높이 14.2m에 연면적 427.75㎡. 이 자그마한 폐철교가 개통 10개월 만에 1일 방문객 4500명을 넘어섰다. 주말에는 6000명 이상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놀이시설 0. 관광지에 흔한 길거리 음식 0. 만지고 즐기는 체험시설 0.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기찻길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한 잔을 사들고 강바람을 멀뚱히 맞는 것뿐. 그런데 왜 수천 명이 찾아 북적이는 것일까. 기찻길에 붙은 각종 타이틀도 이유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이라는 이곳만의 매력이 있어서다.



 지난 23일 아양기찻길에는 일본인 여성 4명이 나란히 강쪽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왁자지껄 떠들면서 사진을 몰려다니며 찍는 여느 관광객의 모습이 아니다. 금호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10여 분을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헤치고 커피를 든 40대 직장인 2명도 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민 모동수(43)씨는 “강 내음을 맡고 바람을 맞으며, 기찻길에 올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명상하는 것 자체가 매력”이라며 “여기 오면 다들 그렇게 가만히 있거나 기찻길을 오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양기찻길 안 커피전문점 김경아(47) 사장은 “여기서 만난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 관광객에게 ‘매력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다들 강바람을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힐링, 이게 관광객이 몰리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아양기찻길에는 조만간 세 가지 타이틀이 더해진다. ‘엽기적인 그녀’를 찍은 곽재용 감독의 내년 개봉작 ‘시간 이탈자’의 주요 배경이 된다. 곽 감독은 지난달 14일 아양기찻길을 찾아 “영화 배경으로 쓰게 해달라”고 동구청에 요청했다.



 강물에 떠 있는 철교에 ‘아트홀’이라는 새 이름도 더해진다. 동구문화재단이 강화유리벽으로 된 다리 중앙전망대 안 명상원을 뜯어내고 그 자리에 오래된 기찻길 사진과 그림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꾸민다. 사진을 찍으면 기차에 타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트릭 아트 포토존’도 함께 만든다. 한국 기네스북에도 도전한다. 철길과 철교가 더해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구조물이란 점을 내세워서다.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으면서 동구청은 옥의 티로 지적된 부분도 손보고 있다. 기찻길 중간쯤에 있는 중앙전망대의 터치패널(8대)을 새로 정비했다. 터치패널은 세계의 다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중 일부 패널의 터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일본 다리를 소개하면서 터키 다리처럼 설명해 항의를 받았다. 기찻길 곳곳에 거미줄이 생기고 금이 보이는 문제도 손을 봤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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