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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주목해야 할 남경필의 정치 실험

김정하
정치국제부문 차장
남경필 경기지사의 연정(聯政) 실험이 본 궤도에 올랐다. 27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연정의 핵심인 야당 몫 ‘사회통합부지사’를 파견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지난 8월 새정치연합 도의원들은 남 지사가 제안한 사회통합부지사 수용 여부를 놓고 투표를 실시해 찬성 25, 반대 41로 부결시켰다. 그때만 해도 야당에선 “연정이 남 지사 좋은 일만 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 기류가 강했다. 그런데 이번에 찬성 36, 반대 18로 결과가 뒤집혔다. 남 지사가 상생과 협력으로 민생을 돌보자는 연정의 명분을 꾸준히 설득한 결과다. 남 지사는 취임 후 자신이 지명한 도 산하 4개 기관장을 야당이 장악한 도의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는 등 야당을 깍듯이 배려했다.



 이제 경기도는 새누리당 소속 지사와 새정치연합 소속 부지사가 함께 도정을 운영하게 된다. 이미 여야가 20개 항의 정책 합의문도 만들었다. 지방자치 역사에서 초유의 일이다. 과연 연정이 잘 굴러갈까? 남 지사는 낙관적이다. 그는 28일 통화에서 “경기도의 연정은 권력을 나누면 여야가 싸우지 않고도 성숙하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개인적으로 연정에 그토록 신념을 갖게 된 계기가 뭔가.



 “2008년 말 국회 외통위에서 한·미 FTA 비준 건으로 해머까지 등장하는 폭력사태를 겪은 게 결정적이었다. 그때 정말 정치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절감했다. 그 뒤부터 독일의 연정 사례에 주목했다. 연정이 정착되면 진영논리에 근거한 대결은 사라지고 의원 개개인의 소신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온다.”



 -도 의회가 여소야대이니까 궁여지책으로 연정을 꺼낸 것 아닌가.



 “그런 측면이 전혀 없진 않다. 하지만 우리가 다수당이었어도 야당에 일정한 권한을 이양하겠다는 생각은 분명했다.”



 -연정을 하다 보면 새누리당 중앙당의 노선과 배치되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큰 걱정은 없다. 정책은 여야가 70% 정도 겹친다. 아주 극단적인 사례는 중앙당과 상의할 거다.”



 남 지사는 예산편성권도 야당과 공유해 내년 4월부턴 예산협의를 시작하겠다고 한다. 명실상부한 공동 지방정부다. 솔직히 우리 정치의 성숙도를 감안할 때 연정의 미래를 낙관할 근거는 별로 없다. 중앙 정치가 도정에 개입하는 순간 연정은 끝장난다. 과거 DJP 공동정권도 비극으로 끝났다.



 그럼에도 우리가 경기도의 연정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새 권력모델의 시험무대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개헌 논의의 핵심 주제는 권력 분점이다. 이게 우리 현실에 맞는 얘기인지 이제 사전 테스트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권력 분점형 개헌에 찬성하는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경기도 연정의 성공에 힘을 보태야 한다. 도에서도 실패한 모델을 국가 모델로 채택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김정하 정치국제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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