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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보다 하루에 겨우 24초 더 쉬는 초등생

만 9세, 초등학교 3학년의 방과 후 시계는 바삐 돌아간다. 교문을 나서는 순간 아홉 살의 치열한 하루가 비로소 시작된다고나 할까.



대한민국 아홉 살 인생

강남통신이 만난 아홉 살뿐 아니라 통계청 자료만 봐도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초등학생이 학원에서 보낸 시간은 일주일 평균 6.9시간이었다. 물론 학교 정규 수업시간은 중·고생보다 짧지만 사교육 시간만 놓고 보면 중학생(6.5시간)이나 고등학생(3.8시간)보다 더 길다. 수업당 1시간30분이나 2시간 동안 수업한다 치면 일주일에 3~5번은 학원에 가는 셈이다. 그러니 여가 시간은 자연스레 줄어든다. 초등학생의 평일 평균 여가 시간은 3시간15분으로 고등학생과 같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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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이나 목동 등 교육특구의 아홉 살은 좀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수학학원만 세곳을 다니는 아이도 적지 않다. 수학 선행학습도 기본이다. 3학년에 6학년 교과과정 배우는 건 별로 놀랄 일도 아니라는 얘기다. 독서와 연계한 학원에도 아이들이 몰린다.



부모가 소위 ‘뺑뺑이’를 돌리기도 하지만 꼭 강압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가 원해서 다니기도 한다. 발달심리학자인 와타나베 아요이 호세대 교수는 9~10세를 “또래집단의 의미와 그 안에서의 사회성에 눈뜨는 시기”라고 설명한다. “학력, 즉 성적을 바탕으로 친구와 경쟁하며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픈 욕망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아홉 살은 권위에 ‘눈 뜨고 집단 속 영웅’을 꿈꾸는 시기”라고도 풀이했다. 절묘하게도 초3 때 처음 학급회장 선거를 통해 집단 내에서의 미묘한 권력 관계를 경험하게 된다.



학교, 그리고 학원 순례를 하다보면 제대로 끼니를 챙겨먹지 못하기도 한다. 점심에 학교 급식 대충 먹고 학원 옮겨다니는 짬짬이 간식을 사먹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한창 성장기인데, 건강에 좋을 리가 없다.



7~9세 어린이의 1일 권장 열량은 1800㎉다. 문인영 요리연구가는 “9살은 2차 성징을 앞두고 식욕이 증가하는 시기라 세 끼 식사 외에도 간식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채워줘야 한다”며 “아이들이 간식으로 자주 사먹는 라면이나 떡볶이 등 분식은 열량만 높고 영양소는 부족해 적당하지 않다”고도 했다.





아침에 집을 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쉼없이 내달린 아홉 살은 저녁 식사 이후에야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갖는다. 이때 친구와 만나서 놀거나 TV를 보는 아이도 있겠지만 많은 아이들이 책을 읽는다. 그냥 책이 좋아 읽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 역시 사교육 영향이 적지 않다. 독서토론이나 논술학원 등의 과제로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독서실태조사(2013)에 따르면 한국에선 최고의 책벌레가 초등학생이다. 1년 평균 73.7권을 읽으니 일주일에 한두 권은 읽는다는 얘기다. 연 10.2권, 다시 말해 한 달에 채 한 권도 안 읽는 성인과 대조적이다.



만약 책을 멀리 한다면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을 공산이 크다. 영어교육업체 윤선생 조사 결과 초등생 59.8%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었다. 남학생은 주로 게임을, 여학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로 이용했다. 문제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시간만 허비하는 게 아니다. 상당수가 장시간 사용으로 건강 이상을 호소했다. 꽤 많은 학생이 시력 저하나 안구건조증 등 눈 이상(34.7%)이나 목 통증(16%), 손가락 통증(6.2%) 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숨가쁜 하루를 마치고 잠을 청하는 시간은 밤 10시가 넘어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자료에서 밝힌 초등학생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8시간19분이다. 대개 오전 7시 전후로 기상하는 걸 감안하면 밤 11시 전후에야 잠자리에 든다는 얘기다. 이는 미국 국립수면재단이 권고한 7~9세 아동의 하루 수면 시간(9~11시간)에 못 미친다.



2014년 한국을 살아가는 아홉 살 인생, 참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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