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진급하고 싶어?" … 여군 대위·중사, 성범죄 주타깃

육군 27사단 소속 여군 심모(당시 25세) 중위는 2010년 강원도의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군 당국은 심 중위가 상관인 이모 소령으로부터 성 군기와 관련된 가혹행위를 당한 정황이 추정된다고 지난달 17일 발표했다. 이 소령은 심 중위를 압박해 주말에 단둘이 등산을 하곤 했으며, 심 중위의 장기 복무와 관련해 “(내) 바짓가랑이에 매달려라”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이 소령이 인사권을 빌미로 부당한 요구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

 심 중위가 목숨을 끊은 후에도 군 내 성 군기 관련 사고는 달라지지 않았다. 27일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여군이 피해를 본 성범죄는 173건에 달했다. 피해자의 절대 다수는 초급간부였다. 부사관급인 중사·하사가 121명인 반면 원사·상사는 1명에 그쳤다. 일반 장교도 마찬가지다. 피해자 46명 중 1명만 영관급 장교였을 뿐 나머지 45명은 위관급 장교였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성폭력 사건의 발생 시점을 보면 전체 사례의 90%는 피해자가 장기 복무로의 전환을 앞둔 시기”라며 “인사 평정권자인 중견 간부가 진급 또는 장기 복무를 빌미로 성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도 이를 뒷받침한다. 전체 여군의 성희롱 피해 평균은 11.9%다. 그러나 중령 진급 시점(11~15년차·17.6%), 대위 및 중사 진급 시점(2~3년차·15.5%), 장기 복무 결정 시점(중사 및 대위 4~5년차·14.6%)은 이를 상회했다.

 실제로 지난해 자살한 육군 15사단 소속 오모 대위도 임관 후 4년차로 장기 복무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군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상관인 노모 소령에게 ‘잠자리 한 번 하면 군 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등의 언어폭력과 성희롱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현직 사단장이 체포될 정도로 성군기 사건에 대한 군의 방침은 강경해졌음에도 발생 건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12건에 불과했던 성군기 사건은 2011년 22건, 2012년 44건, 2013년 50건 등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9월 말 현재 45건에 달한다.

 이에 대해 성폭력 예방에 대한 군의 대응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부대 내 성폭력 방지 교육은 부사관과 초급간부만 받고 있다. 영관급 이상 중견 간부는 제외됐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군에서 벌어진 성군기 가해자는 피해자의 상관인 경우가 80.3%에 달했다. 손 의원은 “심 중위 사건의 전모가 자살 4년 뒤에야 밝혀졌을 정도로 현재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진급과 장기 복무 전환 시점에 놓인 여군 전체를 대상으로 성범죄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