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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미생'·거품 꺼진 '칸타빌레' … "바로 내 얘기" 현실감이 승패 갈랐다

밋밋하다’던 웹툰 원작 드라마(‘미생’)는 새로운 성공 공식을 써나가고 있다. [사진 KBS·tvN]
원작만한 리메이크는 없다던가. 드라마에서 원작은 호랑이 등이다. 넘어지지 않으면 기세등등 달리지만, 자칫 미끄러지면 잡아먹힌다. 리메이크 소식 자체가 기대감을 불러 시청자를 입도선매할 수 있는데다 스토리가 탄탄한 게 매력이다. 하지만 서말의 구슬을 꿰어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 난제다.



대세가 된 웹툰 원작 드라마
통속극 요소 거의 없는 ‘미생’
직장인 세계 충실 묘사로 눈길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부진
과장되고 희한한 캐릭터 중심
‘칸타빌레’는 공감 못 끌어내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따라 하면 머쓱해지고 바꾸면 어색해지는 게 리메이크의 속성”이라고 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미생’은 호랑이를 타고 달리듯 상승세가 심상찮다. 첫 회를 1%대 시청률에서 시작했는데 한 주만에 3%대로 올라섰다. 케이블채널 드라마의 성공 분기점으로 꼽히는 3%를 이미 돌파한 것이다. 원작 만화의 서사를 충실히 따르되 숨막히는 회사 생활을 실감나게 살렸다.



 드라마 ‘미생’의 승부처는 정글 같은 사내(社內) 분위기다. 통속극의 전통적인 재미 요소는 지웠다. 재벌 혈통의 주인공이나 로맨스 같은 게 없다.



‘미생’은 치열한 회사 생활을 바둑에 빗댄다. 조훈현 기사가 카메오로 출연했다.
잃어버린 보안 문서를 회사 전무가 발견해 나무라고, 입사 시험에서 청심환을 먹지 않아 실수를 연발하는, 어찌 보면 하찮아 보이는 장면에서 드라마의 극적 긴장은 최고조에 이른다. 이재문 PD는 “치열하고 긴박한 회사를 CCTV로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캐스팅도 원작 캐릭터와 비슷한 것보다는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느냐에 중점을 뒀다. 적자생존의 세계에 맨몸으로 던져진 20대 사회 초년병 장그래를 아이돌 출신 임시완(26)이 맡았을 때 일각에선 ‘미스 캐스팅’이라 지적했다.



제작진도 기획 초기엔 키도 작고 아이돌 출신인 점을 결격 사유로 봤다. 하지만 오상식 과장을 맡은 배우 이성민(46)이 “이 드라마는 연기를 잘해서 시청자를 속일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다. 그저 착한 친구가 했으면 좋겠다”고 제작진에게 조언했다고 한다.



 ‘미생’을 시작으로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OCN ‘닥터 프로스트’, SBS ‘하이드 지킬, 나’를 비롯해 아직 방송사가 확정되지 않은 ‘치즈 인 더 트랩’ 등 웹툰이 조만간 드라마화될 예정이다. 최근 3년간 지상파 드라마에 불었던 ‘일드(일본드라마) 리메이크’ 열풍이 잠잠해진 자리를 웹툰 드라마가 채워나가는 형국이다.



독특해서 매력적이라던 일본드라마 리메이크작(‘내일도 칸타빌레’)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 KBS·tvN]
 연이은 일드 리메이크작의 실패가 웹툰으로의 쏠림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요즘 방영되는 KBS ‘내일도 칸타빌레’는 일드 리메이크 드라마의 전철을 밟는 중이다. ‘연기가 불편하다’ ‘현실감이 없다’ ‘음악이 살지 않는다’는 등의 지적이 이어진다. 첫 회 시청률 8%대로 기대를 모았지만 한 주 뒤엔 5%대로 떨어졌다.



 일본 특유의 과장과 기괴한 행동을 일삼는 희한한 캐릭터는 일드 리메이크작 실패의 공통 분모다. 최근 3년새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일드가 제법 리메이크됐지만 거의 힘을 쓰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다. MBC ‘여왕의 교실’, SBS ‘수상한 가정부’ 등은 혹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외면했다. 홍석경 교수는 “한마디로 시청자의 공감 형성에 실패했다. 일본 원작과 지나치게 유사한 연출과 설정을 하면 한국 시청자는 여지없이 불편해 했다”고 설명했다.



우화적 설정을 위해 현실성을 저버리는 무리한 연출도 한몫했다. ‘수상한 가정부’에선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자해를 했고, ‘여왕의 교실’에선 결과만을 중시하는 잔인한 교사가 괴상한 지시를 잇달아 내렸다. ‘내일도 칸타빌레’가 방영되자 일본 원작자가 처음 내린 평은 “여자 주인공의 집이 너무 넓다”는 것이었다. 고학생 신분이라는 리얼리티를 무시한 채 ‘극적 재미’에만 치중한다는 걸 에둘러 비판한 말이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리얼리티가 무너진 상황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부차적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사회적 문제인 비정규직을 다룬 KBS ‘직장의 신’은 일드의 연이은 실패 속에서도 돋보인 편이다. 정덕현 방송평론가는 “한국의 드라마 시청자들은 현실과 밀접한 이야기를 선호한다. 일드든 웹툰이든 드라마로 제작할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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