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복덩어리요? 멀었죠" 어린 두목 이승현

오리온스는 2001-2002시즌 신인 김승현의 활약으로 우승했다. 이번엔 이름이 같은 신인 이승현을 앞세워 13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이승현이 27일 KCC전에서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고양=김민규 기자]
“이제 한국프로농구(KBL)의 두목이 되고 싶다.” 지난달 18일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뽑힌 이승현(22·오리온스)의 포부는 당찼다. 고려대 시절 팀 주장이자 에이스 역할을 해내면서 얻은 ‘두목 호랑이’라는 별명처럼 이승현은 프로 무대에서도 ‘두목’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입단하자마자 주전 자리 꿰차
오리온스 개막 최다 8연승 견인
고대 시절 ‘두목호랑이’ 별명

 이승현은 올시즌 프로무대에 데뷔하자마자 두목의 본색을 내보이고 있다. 키 1m97㎝, 몸무게 105㎏의 탄탄한 체구를 바탕으로 파워 넘치는 골밑 플레이와 정확한 외곽슛으로 프로 무대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승부처에서 신인 선수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친다. 때로는 화끈한 어퍼컷 세리머니로 팬들을 흥분시키기도 한다.



 그의 활약 덕분에 오리온스는 팀 창단 이후 최다인 개막 8연승을 달렸다. 오리온스는 27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KCC를 81-58로 대파했다. 2011-2012 시즌 동부가 세웠던 개막 최다연승 기록(8연승)과 타이를 이뤘다. 이날 10점을 기록한 이승현은 자신보다 24㎝나 큰 KCC 센터 하승진(29)을 6점으로 묶으면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추일승(51) 오리온스 감독은 “ 한마디로 다재다능하다. 우리 팀 외국인 코치(스티브 영)가 승현이를 보고 루키가 아니라 베테랑 같다고 하더라. 진짜 복덩어리가 들어왔다”고 칭찬했다.



 KCC전을 앞두고 고양체육관에서 만난 이승현은 이같은 칭찬에 몸둘 바를 몰라 했다. 그는 “특별하게 잘 하는 게 아닌데 팀 성적 때문에 좋게 봐주신다. 아직 잘 하려면 한참 멀었다”고 말했다. 많은 관심과 쏟아지는 칭찬에도 인터뷰 내내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이승현은 “이럴 때일수록 더욱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현은 용산중-용산고-고려대를 나온 농구 엘리트 출신이다. 그러나 한번도 스타 의식을 갖고 어긋난 행동을 보인 적이 없었다. 겸손함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농구인 출신 부모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 이용길(56), 어머니 최혜경(49) 씨 모두 실업팀 선수 출신이다. 원래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1년동안 유도를 했던 이승현은 부모님의 농구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아 초등학교 5학년때 농구 선수로 전향했다.



 이승현의 부모는 새벽 운동 파트너를 자처하며 아들을 헌신적으로 도왔다. 어머니 최 씨는 이승현에게 스트레칭 방법을 가르쳤고, 아버지 이 씨는 슛을 지도했다. 이승현은 “365일 개인 운동을 한번도 쉰 적이 없었다. 팀 훈련이 없어 잠시 쉬는 기간에도 하루에 최대 슈팅 1000개를 던지며 감각을 익혔다. 3시간동안 1000개를 던지는데 팔이 빠질 정도였지만 덕분에 슛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승현의 등번호 33번은 어머니 최 씨가 추천한 것이다. 그는 “어머니가 선수로 뛸 때 3번을 달았다. 어머니가 ‘나보다 더 잘 하라’는 뜻에서 고등학생 때 3을 하나 더 붙여 33번을 추천해주셨다. 그 이후 줄곧 33번을 달고 뛴다”면서 “어머니가 항상 겸손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잘할 때도 ‘넌 자만하면 안 된다’며 늘 채찍질해주셨다. 그래서 어머니가 추천해준 33번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현은 중·고교 시절부터 유망주로 촉망받았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저학년 선수라도 잘 하면 많은 경기에 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들 쉴 때 개인 운동을 했다. 열심히 훈련한 덕분인지 중2 때부터 주전 선수로 뛰었다”며 “남들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도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잠시 했던 유도를 통해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이승현은 고려대로 진학한 뒤 더 높이 날았다. 고려대는 그의 활약 덕분에 지난해와 올해 대학 농구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4월 대학농구리그에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졸업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승현을 두고 농구팬들은 오리온스가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2001-2002 시즌의 김승현(36·은퇴)을 떠올린다. 이승현은 “그런 말을 들으면 나도 팀 우승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돼야 겠다는 사명감이 생긴다. 훗날 ‘제2의 김승현’이 아니라 ‘제1의 이승현’으로 불리고 싶다. 33번 하면 이승현을 떠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양=김지한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