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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York Times] 석유수출국기구는 결국 사라질까?

조 노세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지금으로부터 41년 전인 1973년 10월, 아랍의 석유 금수조치가 시작됐다. 금수조치에 가담한 국가들은 1960년 결성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었다. OPEC는 국제 석유회사들에 대한 원유 수출국들의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해 결성됐다. 석유파동으로 미국 전역에서 석유가 부족해졌다. 유가는 급등했고 주유소마다 줄이 길게 늘어졌다. 배럴당 3달러였던 유가는 석유파동이 끝날 무렵 12달러까지 치솟았다.

 가격 급등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석유파동이 알린 새로운 세계 에너지 질서의 개막이었다. 에이미 마이어스 재피와 에드 모스는 지난해 10월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석유 금수조치 40주년을 맞아 이렇게 썼다. “(금수조치로) 지정학적 변화가 시작됐다. 그 결과 OPEC는 거대 석유회사들로부터 글로벌 석유생산 및 가격설정 주도권을 빼앗았다. 고유가 시대가 개막됐다.” OPEC 회원국의 석유담당 장관들은 일 년에 두 번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모여 석유 정책 회의를 하곤 했다. 원유 증산 혹은 감산을 결정하는 자리다. 모두가 OPEC의 결정을 따른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규율은 대체로 잘 지켜지는 편이었다. 덕분에 유가는 OPEC가 원하는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포린폴리시 기사 제목은 ‘OPEC의 종말’이었다. 재피와 모스는 둘 다 세계 에너지 전문가다. 재피는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 경영대의 ‘에너지와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사무국장이고, 모스는 씨티그룹의 상품연구 글로벌 총괄이다. 이들은 미국이 손에 쥔 자신의 카드를 제대로 쓰기만 한다면 석유시장에서 OPEC가 누리는 권세를 끝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나 또한 개인적으로 그날이 이미 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OPEC는 앞으로 50년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10년도 힘들지 모른다. 회원국 간 합의를 이루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고 모스가 내게 말했다.

 모스와 재피가 포린폴리시에 기사를 기고했던 당시 석유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이었다. 그러나 지금 배럴당 가격은 80달러 초·중반으로 떨어졌다. 6월 이후 하락폭은 25% 이상이다. 배럴당 80달러의 가격을 OPEC 회원국 대부분이 만족스럽게 받아들이던 때도 있었지만, 그건 아주 옛날 얘기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겨야 정부 지출을 감당할 수 있다. ‘아랍의 봄’의 여파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주요 OPEC 회원국 상당수가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정부 지출을 확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산에 따르면 UAE 정부가 계획 예산을 집행하려면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2008년에만 해도 UAE는 25달러 미만의 유가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얼마 전 베네수엘라가 감산 논의를 위해 OPEC 긴급 회의를 요청하자 이란은 회의가 필요치 않다고 응수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시장점유율 유지가 관건이므로 다른 회원국 상황에 상관 없이 자국의 계획에 따라 석유를 계속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11월 말로 잡혀 있는 다음 OPEC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면 OPEC는 왜 갑자기 지리멸렬한 양상을 보이는 걸까. 간단히 말해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졌는데, OPEC가 공급을 통제하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의 수요 침체도 한몫했다. 게걸스럽게 석유를 삼키던 중국은 경기 둔화로 수요가 주춤해졌다. 일본은 천연가스와 원자력 비중을 점차 늘리는 중이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북미 지역의 셰일가스 혁명에 있다. 셰일가스 혁명은 수요-공급의 역학관계를 완전히 탈바꿈시키고 있다. 2008년 이후 미국의 석유생산량은 60% 증가했다고 서던 메소디스트대 에너지연구소의 버나드 와인스타인 부소장이 말했다. 하루 300만 배럴이 증산된 것이다. 모스는 수년 내에 미국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5·6월 호에 실은 또 다른 기고문에서 모스는 “셰일·타이트층(shale and tight rock formations)에 묻힌 석유와 가스를 발견하고 생산하는 비용은 꾸준히 하락 중인데, 앞으로는 하락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미국 에너지업계는 OPEC 회원국보다 유가가 더 떨어져도 더 쉽게 버틸 수 있다.

 재피에게 전화를 걸어 OPEC가 한물갔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절대’라는 말은 ‘절대’ 할 수 없는 법(You can never say never)”이라면서 그는 공습이나 공격으로 유전이 파괴되는 등 석유공급이 다시 한번 급감할 수도 있는 시나리오를 풀어놨다. 그러나 그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지금 우리는 그토록 고대하던 순간을 맞았다. 셰일 혁명 덕분에 OPEC가 ‘종이호랑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조 노세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원문은 중앙일보 전재계약 뉴욕타임스 신디케이트 10월 21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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