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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중국의 '메시' 7000명

중국이 중국축구협회 등록 선수를 5억명까지 끌어올려 저우싱츠가 주연한 영화 ‘소림축구’의 등장인물 같은 축구 천재를 발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위 사진은 지난 2월 26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에 몰려든 광저우 헝다 팬들.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중국이 ‘축구’를 점찍었다. 산업 다각화와 신 문화 부흥을 이끌 중장기 키워드로 삼았다. 엘리트 선수와 생활체육인을 합쳐 5억명의 축구 선수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시진핑, 5억 축구인 육성 전략
"개인보다 팀플레이 운동 키워라"
유소년·생활체육·프로팀 연계
골수팬으로 버티는 K리그에 경종



 아시아의 축구 지형을 바꿀 수도 있는 이 초대형 프로젝트는 한국 축구에 두 얼굴로 다가온다. 정체기를 겪고 있는 국내 축구 시장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아시아 축구의 주도권을 중국에 넘겨주고 2류로 내려앉을 위기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21일 발표한 ‘체육산업의 발전과 소비 촉진에 관한 의견’을 통해 스포츠 산업의 규모를 비약적으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현재 3100억위안(53조4300억원) 안팎인 스포츠 산업 규모를 2025년까지 5조 위안(860조45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골자다. 국민 건강 증진은 물론, 내수 시장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금융·부동산·건축·교통·식약품·정보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체육 시장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전국 각지에 다양한 체육 시설을 짓고, 스포츠대회 개최는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꾼다. 각급 학교는 매일 1시간 이상 체육을 시켜야 한다.



 중국 스포츠 산업 확대의 선봉장은 축구다. 시진핑(61·習近平) 국가주석이 “좀처럼 국제 경쟁력이 살아나지 않는 축구의 발전이 스포츠 분야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게 고스란히 정책이 됐다.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전국 수백 곳에 축구장을 건설하고, 학교 축구와 클럽 축구를 활성화시켜 전국민이 즐기는 생활스포츠로 뿌리내리게 할 계획이다. 저변을 넓혀 인재 풀 규모를 키우고, 이를 통해 프로축구와 축구대표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 아스널은 지난 7월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처럼 천재적인 자질을 가진 인물이 20만 명 중 한 명 꼴로 태어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인구 14억 명으로 추산되는 중국엔 7천 명의 메시가 숨어 있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의 계획대로 5억 명의 축구 선수가 확보되면 메시급 천재를 발굴할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 중국 정부는 축구와 더불어 단체 구기종목인 농구·배구를 ‘3대 핵심 스포츠’로 정해 적극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중국 프로축구 갑급리그(2부리그) 청두 티엔청을 이끌고 있는 이장수(58)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광저우 헝다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주목받으면서 ‘중국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면서 “단체 스포츠를 장려하는 시 주석의 개혁은 중국 스포츠 산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1가구 1자녀 정책 탓에 ‘소황제주의’에 물들어 좀처럼 단합하지 못하는 중국인들의 의식을 바꿔가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중국 체육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리우펑 신화통신 기자는 “지금까지 중국 스포츠 정책은 ‘올림픽 금메달’에 초점이 모아졌다. 새 정책은 대중의 관심과 참여율이 높은 프로스포츠로 무게중심이 옮겨진다는 것으로, 시 주석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가 높다”고 전했다.



 중국 축구의 도전은 한국에도 기회다. 1983년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프로축구를 시작하고, 2002 한·일월드컵 4강에 오른 한국 축구는 중국에 ‘모범 사례’로 여겨진다. 중국이 축구 관련 산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성공 사례를 적극 차용한다면 선수와 지도자 등 인적 교류는 물론, 국내 스포츠 기업의 중국 진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문제는 중국 축구의 변화 속도를 한국이 따라가지 못할 경우다. K리그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양적·질적으로 팽창하는 중국 슈퍼리그의 부속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



 K리그는 2000년대 들어 양적 팽창에 몰두하며 1·2부리그에 프로구단을 22개로 늘렸지만, 이 과정에서 심각한 질적 저하가 발생했다. 시·도민구단 중 상당수가 선수들의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린다. 기업형 구단들마저 씀씀이를 줄여 자금 회전 또한 원활하지 않다.



 스타 선수들이 유럽·중국·중동으로 떠나가고, 마케팅 비용마저 줄면서 프로축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최근 5년 간 K리그 평균 관중과 TV 중계 시청률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장수 감독은 “중국발 축구 쓰나미가 머지 않아 한국까지 밀려들 것이다. 소수 매니어들의 지지로 간신히 버티는 K리그가 더 이상 과감한 개혁을 미뤄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 FIFA랭킹 역대 최저 66위=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23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10월 랭킹에서 66위에 그쳤다. 역대 최저였던 지난달 63위보다 3계단 더 떨어졌다. 한국은 1998년 2월 역대 최고인 17위를 기록했다. 그 때와 비교하면 무려 49계단 떨어졌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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