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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도 불러낸 개미 투자의 힘

18일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서태지 9집 발매기념 콘서트에서 아이유(왼쪽)와 서태지가 ‘소격동’을 부르고 있다. 이 콘서트는 개인 536명이 31억원을 투자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돈을 모아 기획됐다. [사진 서태지컴퍼니]


이철 대표
5년 만에 다시 돌아온 가수 서태지. 그의 9집 발매기념 콘서트가 지난 18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다. 2만여 명의 팬이 모여 그의 신곡과 ‘컴백홈’ 등의 히트곡을 따라 불렀다. ‘문화 대통령’의 귀환이었다. 서태지 콘서트는 앞으로 여섯 번 더 예정돼 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 밸류인베스트코리아
개인 536명 평균 580만원씩
전체 투자비 절반인 31억 내
전문가가 투자 대상 고르면
고객들에게 소액 자금 유치
리스크 낮고 성공확률 높아



 이런 콘서트는 보통 엔터테인먼트 전문 투자사가 돈을 댄다. 그런데 이번 콘서트 투자비의 절반을 낸 건 ‘개미’들이었다. 개인투자자 536명이 총 31억원을 투자했다. 1인당 580만원꼴이다. 인맥도 정보도 없는 개인들이 서태지 콘서트에 투자할 수 있었던 건 밸류인베스트코리아라는 회사 덕분이었다. 이 회사는 보험대리점(GA)처럼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주면서 일부를 유망한 벤처기업이나 콘텐트 사업 등에 투자해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일종의 벤처캐피털인 셈이다. 사실 벤처캐피털은 개인이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다. 나무로 치면 이제 갓 나온 떡잎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투자가 성공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그만큼 실패할 위험성도 크다. KTB네트워크 김창규 상무는 “10개 기업에 투자하면 보통 2~3개 정도가 성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벤처캐피털은 기관이나 연기금의 독무대다. 자금이 풍부해 실패를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1년 문을 연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고객은 100% 개미다. 애널리스트와 기술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투자심사위원회에서 투자 대상을 고르면 회사에 소속된 1500명의 재무설계사(FC)가 고객들에게 자금을 유치한다. 최소 투자금액은 100만원이다. 이 회사 이철 대표는 “사모펀드와 기관 위주였던 벤처투자를 공모화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고객 수만 명에게 모은 돈이 2000억원. 말 그대로 ‘티끌 모아 태산’이 됐다. 대형 벤처캐피털이 운용하는 자금이 보통 5000억~1조원 정도니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 돈으로 지난 3년간 50여 개 기업에 투자했다. 가능성은 있지만 실적이 없어 기존 벤처캐피털에서는 투자를 받기 어려운 기업이나 몇 년 뒤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새로운 암치료제를 개발 중인 신라젠(약 450억원), 게임회사 블루사이드(200억원)가 대표적이다. 서태지 콘서트 같은 콘텐트 사업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5년 정도 지나면 경쟁력을 잃는다”는 이 대표의 생각 때문이다. 지난 8월 열린 가평 ‘자라섬 불꽃축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작가 세바스치앙 살가두 전시회가 그 결과물이다. 이 대표는 “만약 자금이 더 모인다면 도로나 항만 같은 인프라 시설에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불특정 다수가 낸 돈을 모아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식을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라고 한다. 보통은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돈을 모으는데 밸류인베스트코리아처럼 오프라인을 활용하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조광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투자 대상을 소비자가 직접 결정하고 소액 위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낮고 성공 확률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위험성도 있다. 한 벤처캐피털 임원은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집행 과정이 불투명하거나 운용인력의 전문성이 부족할 경우 투자 실패나 횡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크라우드 펀딩을 허용하는 방안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해 6월 발의된 상태다.



이한길 기자



◆크라우드 펀딩=기업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활용해 기존 금융기관이 아닌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 해외에선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의 새로운 자금줄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킥스타터(kickstarter)나 인디고고(indiegogo), 영국의 저스트기빙(just giving)·조파(zopa) 등이 대표적이다. 2012년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이탈리아·일본 등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허용하는 법안이 제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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