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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과 사장이 아는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 30배나 차이

23일 환경부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때아닌 유럽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EU-ETS)의 탄소 배출권 가격이 논란이 됐다.

논란은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이 "유럽 배출권거래제 시장에서 탄소 1t 배출권이 0.2유로(267원)에 거래될 정도로 가격이 폭락했는데 내년에 국내에서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해도 문제가 없겠느냐"고 질의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6~7유로(약 8000~9300원) 수준에 거래되는 것으로 안다"며 "만일 0.2 유로까지 떨어졌다면 유럽에서 큰 소동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송재용 수도권매립지공사 사장을 발언대로 불러내 "현재 유럽 배출권 가격이 얼마냐"고 질문했고, 송 사장은 "0.2 유로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윤 장관과 다른 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윤 장관은 "저희 직원이 방금 인터넷으로 확인했는데 6유로에 거래되는 게 맞다"며 "해당 사이트 주소를 알려드리겠다"고 응수했다.
같은 탄소배출권 거래 가격이지만 장관과 사장이 알고 있는 가격이 30배나 차이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종류에 따라 가격도 다르게 거래된다는 점을 간과한 때문이다.

기업별로 할당된 배출권을 거래하는 배출권(EUA, European Union Allowance)은 6~7유로 수준에 거래된다. 반면 청정개발체제(CDM)을 통해 획득한 배출권(CER,Certified Emission Reductions)은 현재 0.1~0.2 유로에 거래된다. 또 공동이행제도(JI)를 통해 얻은 배출권(EUR, Emission Reduction Units)은 0.05~0.1 유로에 거래되고 있다.

청정개발체제는 선진국(온실가스 감축 의무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진행하고, 그에 따라 줄어든 배출량만큼 배출권으로 확보하는 방식이다.

또 공동이행제도는 선진국들이 다른 선진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진행해 얻은 배출권을 말한다.
같은 이산화탄소 1t의 배출권이라고 어디서 나온 것이냐에 따라 거래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으로서는 정해진 양만큼 배출권을 확보해야 하는데, 확실하게 안정적으로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데 더 많은 값을 치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송재용 사장은 수도권매립지에서 CDM 사업을 시행해 얻은 배출권의 가격을 얘기한 것이고, 윤 장관은 일반적인 배출권 거래 가격을 언급한 것이다.

환경부 담당자도 질문이 오고 간 그 순간에는 이 차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쓰레기 매립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경우 석탄이나 석유 등 다른 화력발전용 연료를 별도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CDM 사업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0배 이상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찬수 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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