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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권 침해"…저탄소차 협력금 연기한 정부에 비판 쏟아내

23일 환경부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의 연기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은 '국회 입법권 침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차량을 구입할 때 부담금을 물리고, 대신 배출량이 적은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당초 내년 1월 시행 예정이었다. 정부는 지난달 초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적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동시에 도입할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2021년 이후에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국감에서 은수미(새정치연합) 의원은 "당초 정부가 법안을 제출했고, 지난해 3월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이제 와서 정부가 연기한 것은 국회 입법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길 가던 나그네를 구해줬더니 칼을 들이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은 "2012년 환노위 소위원회 속기록을 보면 당시 윤종수 환경부 차관이 '정부 부처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이 제도 도입에 합의했다'고 답변했다"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와 이 제도가 동시에 도입된다는 사실은 그때도 알고 있었는데, 배출권거래제 동시 도입을 이유로 연기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회에 법 개정안도 제출하지 않고 정부가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입법기관인 국회를 무시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증인으로 출석한 기획재정부 정은보 차관보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 과정에서 부처 이견이 있었고 전문적인 용역을 거쳐 시행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법을 만들 때에도 산업부는 온실가스 감축효과 추정치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대답했다. 온실가스를 160만t 줄이는 게 목표인데, 분석결과 목표치의 35% 밖에 줄일 수 없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증인인 산업통상부 문승옥 시스템정책관은 "제도를 시행하면 글로벌 자동차 수출 시장에 부정적이고, 국내 중대형차 시장을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며 "이 제도를 도입한 프랑스 자동차 산업에 이 제도가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제도 시행의 주무부처인 환경부에도 비판이 쏟아졌다. 심상정(정의당) 의원은 "2008년부터 시작해 6년 동안 시간을 줬고 이해당사자들 협의해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어떤 힘이 작용해 뒤집어졌는가"라며 "다른 데서 비튼다고 매번 주저앉을 것인가, 다른 부처가 갑(甲)질하면 매번 당하기만 할 것인가"고 윤성규 환경부 장관에게 화살을 돌렸다.

윤 장관은 "관계부처 장관들이 5,6차례 회의를 해 의견을 모은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의 제도 연기에 대해 여당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권성동(새누리당)의원은 "시행을 미룬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이고, 입이 열 개라도 정부는 할 말이 없다"며 "입법권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달게 받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최봉홍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에서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했지만 이 정부가 안으로는 반대로 간다는 비판이 나온다"며 "경제 사정이 나빠서 시행이 어려우니 국민들에게 양해해달라고 요청해야지 다른 이유를 대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정부가 제정된 법을 시행하지 않으면 입법 부작위에 해당된다"며 "정부가 법을 안 지키는데 국민들이 법을 안 지키는 것에 뭐라 할 것이냐"고 우려했다.

한편 참고인으로 출석한 녹색교통 송상석 사무처장은 "이 제도는 기본적으로 중대형차 중심의 소비구조를 개선하자는 취지이고. 직접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는 것보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봤다"며 "정부가 협력금제 대신 직접 배출량을 규제를 하겠다고 하지만 법에서 이미 정한 것도 안 지키는데, 직접규제를 할 것인지에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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