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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40일 잠행 뒤 '귀엣말 권력' 이병철·마원춘 실종

김정은 권력의 핵심부에 이상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40일간의 잠행 끝에 김정은(30)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복귀했지만 ‘돌아오지 않은 남자들’이 포착됐다. 권력 최고 실세들의 갑작스러운 ‘실종’에 평양 권력 내부에서 비밀리에 숙청이 단행된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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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김정은의 남자’ 1순위로 꼽혀 온 마원춘(58) 국방위 설계국장이 66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백두산건축연구원 설계원이던 마원춘은 후계자 김정은의 마음을 사로잡아 집권 후인 2012년 5월 노동당 부부장(차관급)에 올랐다. 북한이 김정은 시기 ‘기념비적 창조물’로 내세우는 강원도 마식령스키장과 평양의 문수물놀이장 등이 마원춘의 작품이다. 이런 공로를 인정해 김정은은 그에게 중장(별 둘, 우리의 소장) 계급도 달아 줬다. 건설현장을 방문한 김정은의 바로 옆은 늘 그의 자리였다. 그런데 그가 김정은의 건설현장 방문을 수행하지 않았다. 병상에서 복귀한 김정은의 첫 일정(14일 노동신문 보도)이 위성과학자주택지구 방문이었지만 마원춘은 없었다. 22일엔 관영매체들이 김정은의 연풍과학자휴양소 방문 소식을 전했지만 그때도 마원춘은 등장하지 않았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8월 중순 마원춘이 마지막 공개활동을 한 게 연풍과학자휴양소 건설현장이었다”며 “마원춘은 노동당 핵심 간부 중 비교적 젊은 편이라 건강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데 준공 후 첫 방문에 빠졌다는 건 뭔가 변고가 생겼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군부도 조짐이 이상하다. 이병철(66) ‘항공 및 반항공사령관’(우리의 공군참모총장)이 19일 노동신문이 보도한 김정은의 공군훈련 참관현장에 등장하지 않았다.

 지팡이까지 짚고 나온 최고지도자를 생각하면 빠질 수 없는 행사다. 그런데 최학성 참모장이 대신했다. 이병철도 김정은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훈장을 안기며 챙긴 측근이다. 공군을 유달리 챙긴 김정은에게 귀엣말을 하는 장면이 북한 TV로 여러 차례 드러나 군부 실세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병철의 경우 지난달 2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에 선출된 터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영길(59) 북한군 총참모장도 정보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지난여름엔 공개활동이 뜸했지만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19일 보도된 김정은의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접견과 연회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여자축구팀을 비롯해 선수 상당수가 현역 군인이라 군부 실세들이 총출동했는데도 불참했다. 그의 자리를 오금철 부총참모장이 대신했다.

 내각 쪽도 바람을 피하지 못한 듯하다. 심철호 체신상은 김정일이 후계자 시절 권력 구축에 앞장선 심창완 전 사회안전부 정치국장의 아들로 2012년 초 발탁됐다. 하지만 지난주 평양을 방문한 이집트 오라스콤사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은 체신상을 만나지 못하고 부상(副相·차관)과 만났다.

 여권 관계자는 “북한이 체신상을 비롯한 각료급 인사 6명을 최근 숙청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스포츠계 거물인 장웅(76)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숙청설이 나온다. 비리와 해외 재산 빼돌리기 등의 혐의를 받아 ‘정치적 생명’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 체육인 출신의 한 탈북자는 “장성택 계파로 지목돼 온 장웅이 당시 조사 과정에서 IOC의 지원금을 횡령하고 해외 계좌에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드러나 숙청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김정은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북한 선수단을 환영하는 연회를 베푼 자리에 장웅은 참석하지 못했다. 다만 북한 당국이 국제스포츠계에서의 지명도를 고려해 최소한의 활동은 용인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말 평양 국제프로레슬링대회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제한된 활동은 벌인다는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은 주요 숙청사태 때를 전후해 공석에의 등장을 상당 기간 중단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고 분석했다. 건강 이상에 따른 통치 공백 속에 숙청 칼날을 휘둘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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