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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인천·김포공항 골육상쟁에 뒷짐 진 국토부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김한별
사회부문 기자
요즘 김포공항 국제선터미널 3층 한쪽에는 커다란 공사 가림막이 삥 둘러쳐 있다. 국제선을 인천공항에 넘긴 뒤 남는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극장을 들였던 자리다. 극장은 계약기간이 끝나 지난 12일 문을 닫았다. 이곳에 어떤 시설이 들어설지는 아직 미정이다.

 김포공항 국제선 기능은 2003년 일부 회복됐다. 하지만 노선 범위가 2000㎞ 이내로 묶여 있고 노선 수도 적다.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이를 더 확대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국제선 확대를 전제로 터미널 리모델링 안을 냈지만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허가가 안 났다. 그런데도 계약기간이 끝난 상업시설을 차례차례 내보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김포공항의 이런 움직임에 펄쩍 뛰고 있다. 김포공항의 국제선이 강화되면 국제선 허브공항으로서 인천공항의 입지가 축소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7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김포공항의 (국제선) 분담을 확대해 인천공항의 노선을 줄이는 것은 인천공항을 견제하는 일본의 항공 정책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라는 내부문건이 공개돼 큰 논란이 됐다(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의원실). 김포공항 측은 “인천의 노선을 뺏자는 게 아니라 환승과 상관없는 거점 간(point-to-point) 노선을 신설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두 공사의 ‘암투’가 민간기업 뺨친다”고 비판한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이 대대적으로 공항 경쟁력을 강화하는 와중에 두 공항의 갈등이 불거졌다는 점이다. 동북아 허브공항 자리를 한국에 내준 일본은 최근 국내선 공항으로 돌렸던 하네다의 국제선 기능을 다시 크게 늘리며 역공에 나섰다. 두 공항은 이에 대해서도 아전인수식 주장을 한다. 인천공항은 “일본에 맞서기 위해 인천의 허브화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하고, 김포공항은 “하네다처럼 김포의 국제선을 늘려 맞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불 끌 생각은 안 하고 볼썽사나운 집안싸움만 하는 꼴이다.

 양 공항의 주장에는 제각각 논리와 근거가 있다. 결국 개별 공항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역할분담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열쇠를 쥐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국감장에 불려 나온 국토부 관계자는 “연구용역을 맡겨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제2차 항공정책기본계획 용역보고서는 내년 초에나 나온다. 공항 정책의 각론을 담을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은 이제 겨우 연구용역 입찰 신청을 받고 있다. 그 사이 양 공항은 ‘각개약진’을 계속할 게 뻔하다. 제대로 된 투자 기회를 놓치거나 중복 투자로 낭비를 초래할 공산이 크다. 정부는 연구용역 타령만 하며 뒷짐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김한별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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