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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투고] 아이 '기' 살려주는 것이 가장 좋은 자녀교육법



“한국의 교육열을 본받아야 한다.”

 이 말은 곱씹을수록 참 자랑스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이니 더욱 그렇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한민국 교육열을 좋게 보는 예찬론자다. 몇 차례 공개석상에서 거론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특히 사교육비 비중이 가장 높다.

 사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높다 못해 극성스럽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극성과 닦달이 우리 국민의 문맹률 제로와 산업화를 달성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의 원천이 됐던 것은 맞다. 하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된 오늘의 시점에서도 치맛바람에 의한 교육열을 과연 이대로 이어가야 하는지 짚어봐야 한다.

 지금 대학 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은 대략 1992년도 이후의 출생자들이다. 이들 세대는 우리가 97년 IMF 사태를 극복하고 경제적 안정기 때 유년기와 초·중·고 시절을 보냈다. 이 말은 이들이 철저하게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오로지 공부에만 매달려 지낸 세대들이라는 의미다.

 그야말로 엄청난 학습을 했기에 학력 수준이 대단히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이들 젊은이와 대화하다 보면 아주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인문학적 소양과 자연과학적 이해력이 빈약한 것에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삶의 지혜는 단순히 영어 단어나 수학 공식 등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의식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지식에서 나온다. 이것은 깊고 폭넓은 독서와 지식을 연계할 줄 아는 스토리가 있는 학습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수치적으로 볼 때 미국이나 일본의 교육열은 한국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 그러함에도 이들 나라에 비해 한국은 물리·문학·화학·의학 같은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한 명도 배출되지 않고 있다. 대단한 교육열에 비할 때 한심한 성적표인데,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겨온 교육열이 너도나도 목매는 묻지마 교육열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저 대학에 가기 위해 문제 중심의 암기식이나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이 학원 저 학원을 찾아다니는 소위 족집게 학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 자식을 수퍼맨으로 키우겠다는 과욕도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이제 하나의 주제에 대해 그 근본부터 파고들고 따져보며 스스로 그 본질을 알아가는 스토리가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 무조건 내 자식도 학원을 보내야 공부 잘하고 부모 노릇 제대로 할 것이라는 착각과 불안을 떨쳐야 할 때다.

 차라리 글 읽기를 깨우친 아이라면 학원으로 내몰지 말고 어린이용 위인전 등을 많이 읽게 한 후 서너 쪽의 독후감을 쓰도록 하고, 남는 시간은 친구들과 어울려 마음껏 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삶의 지혜를 축적하고 산업화 시대 이후를 열어가는 인재를 키우는 좋은 방식이라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 서너 명이 아파트 벤치에 힘없이 앉아 있다. “아이, 정말 집에 가기 싫다.” “아니 왜?” “집에 가면 숙제만 해서 싫어요. 좀 더 놀고 싶어요.” 아내가 지난 금요일 오후 5시쯤 우연찮게 아이들의 대화에 끼어들어 듣게 된 사연이다.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달리 힘 없는 아이들의 조잘거림에 그저 가슴이 짠했단다. 그렇다! 햇살 좋고 청명한 이 가을날 부모의 욕심 때문에 아이들을 묶어놓지 말고 마음껏 놀게 해 기를 살려주는 것이 가장 좋은 학습이다. 그리고 틈틈이 위인전을 읽고 독후감 쓰는 것을 부모가 관심을 갖고 챙기며, 부모가 살아온 인생의 지식을 대화로 전달하는 것이 최상의 공부임을 확신한다.

김동회 호서대 항공서비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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