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사설] 당·청 파열음, 경제 살리기 흔들 것인가

개헌과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청와대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파열음이 국민을 실망과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청와대는 익명의 관계자를 앞세워 공개적으로 김 대표를 망신 줬고, 김 대표는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집권한 지 2년도 안 된 당·청의 관계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상식을 벗어난 해괴한 일이다.

 양측의 갈등은 “정기국회 뒤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질 것”이라고 한 김 대표의 상하이 발언(16일)으로 촉발됐다. 김 대표는 이튿날 “대통령께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며 발언을 거둬들였다. 집권당 대표가 대통령이 외국 순방 중인 시점에, 그것도 외국에 나가서 민감한 이슈인 개헌에 대해 발언한 건 중대한 실책이다. 하지만 김 대표 스스로 발언을 철회한 만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닷새가 지난 그제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계자를 통해 “우리는 당 대표 되시는 분이 실수로 (개헌을) 언급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공개 비난했다.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청와대가 격한 반응을 보인 데는 김 대표가 개헌 논의에 반대해 온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거스르고 있고, 언제든 개헌 이슈를 통해 대통령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 19일의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반발을 누그러뜨리고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내년 4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는 본지 보도(10월 21일자 1면)가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는 전언이다. 박 대통령이 연금 개혁안의 연내 처리를 강력히 원하고 있는 데 반해 김 대표가 미온적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청와대 내에 강경기류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런 정도의 문제라면 당·청이 비공식 채널이나 물밑대화를 통해 파열음이 외부로 새 나가지 않도록 ‘단도리’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도 “자신을 과시하려고 하는 김 대표의 스타일이 여당 대표로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가 청와대에서 공공연히 떠돌아다닌다. 김 대표도 “ (공무원연금 개혁을) 꼭 성사시켜야 한다고 나한테 얘기해준 사람이 없었다”고 푸념했다. 당·청 간 소통에 중대한 장애가 생긴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당·청 관계가 힘을 보태도 모자랄 판에 삐걱대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게 된다. 불신과 불안이 높아지면서 모처럼 기대감이 일고 있는 경제 살리기 흐름도 자칫 동력을 잃을 판이다. 국민은 과거 세종시 법안과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갈등을 빚어온 사례를 지켜봤다. 지금 또다시 당·청이 친박과 비박의 대립구도로 나뉘어 으르렁거린다면 국민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무례하고 오만한 처사다.

 김 대표는 어제 “개혁의 당위성을 인식하고 있는 게 중요하지 시기가 중요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이런 식의 발언은 청와대의 어젠다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청와대도 당의 최종 책임자인 김무성 대표에게도 충분한 정보를 주고 존중하는 게 맞다. 국민을 위해서라도 양측의 감정싸움은 중단돼야 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