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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환풍구, 서울에만 6천여 곳…안전기준도 미비

[앵커]

잇따른 참사에 시민들의 분노와 불안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슈격파 이주찬 기자와 안전불감증이 부른 이번 사고에 관련해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죽음을 부른 환풍구가 서울에만 6000여 곳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길을 걷다보면 인도 한 켠 또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하 환풍구를 쉽게 마주칠 수 있는데요.

지금까지 무심코 지나쳤던 환풍구 위로 하루 수천, 많게는 수만 명 이상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지하철 환풍구는 모두 2418개소입니다.

지하주차장이 있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3640단지를 포함하면 환풍구 시설이 서울에만 최소 5400여 곳에 이르고요, 대형 상가·공원·지하주차장 등의 환풍구까지 합치면 6000곳은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명동 퇴계로 일대 인도는 폭이 5m 정도인데 환풍구 덮개가 3분의 2 이상 차지하고 있어 환풍구를 피해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시민들은 매일 마주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에도 부산에서 오 모 군이 백화점 환풍구에서 떨어져 숨지는 등 환풍구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앵커]

저도 길거리 가다보면 보도 위 환풍구를 쉽게 접하게 되는데, 보도 위에 버젓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안전기준은 있나요?

[기자]

네, 없거나 있어도 실효성이 없는 규정만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령에는 '지하면적 1000㎡ 이상 건물은 환기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물, 즉 환기구 등이 필요하다' 등 시설물의 형태나 두께, 재질 등 안전 관련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국토부 고시에 '㎡ 당 100㎏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긴 하지만 이 기준을 준용해도 판교 참사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사고 환풍구 면적이 약 15㎡인 점을 감안하면 1500kg 정도 밖에 견디지 못해 성인 한 명을 60kg으로 가정했을 때 25명 정도 간신히 지탱할 수 있어 이번처럼 40여 명의 성인이 동시에 올라설 경우 사고를 막을 길이 없었던 것입니다.

사정이 이런대도 환풍구가 보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도 많습니다. 올라서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특히 덕수궁 앞을 보면 환풍구가 보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왕궁 수문장 교대식이 열려 외국인 등으로 늘 분주한 곳입니다.

그나마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나서야 올라서지 말라는 경고 문구와 가는 줄로 막았을 뿐입니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 해외의 경우 아예 환풍기에 올라설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광화문 건너편에 설치된 환풍구가 올라서지 못하게 설치된 곳이 거의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근본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번 사고를 두고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이와 중에 주최 책임을 두고 서로 책임 떠밀고 있는 상황인데요.

경기도와 성남시는 이데일리 측이 주관한 행사이며 심지어 이름을 도용해 행사를 벌였다고 주장하면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언론사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과기원이 이번 행사를 위해 1960만 원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고, 행사 지원을 결정한 지난 10일에는 소방과 분당구청, 경찰에 기관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남시도 지난 14일 위탁업체 쪽에 "일반 광장 시설로서 광장의 설치목적을 위반하지 않도록 운영하라"며 사실상 장소 사용 승낙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사고 현장에서 들려오는 안타까운 사연들도 많이 있죠?

[기자]

네, 사고를 당한 사람 한 명 한 명 모두 어디 안타깝지 않고 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있겠습니까만은 그 중 에서도 몇 가지 사연를 소개하겠습니다.

이번 참사 희생자 중에 유독 30·40대 가장이 많았는데요, 퇴근길에 공연을 하고 있으니까 이를 보려다가 참변을 당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45살 이영삼 씨는 아내와 두 아들을 중국으로 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였는데요, 내년 2월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얼마전 전셋집을 얻었는데 참변을 당했고요,

의료기기 업체에 다니던 42살 최영철 씨는 "아내에게 두 아이를 데리고 같이 공연을 보러 오라"고 했는데, 아내는 이미 공연을 본 뒤 돌아간 상태여서 혼자 공연을 보러갔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는 사고 1분 전 남자친구에서 공연 사진을 보낸 뒤 변을 입었고요, 40대 후반 정모 씨 부부는 산책에 나섰다가 일을 당했습니다.

아내가 최근 유방암 수술을 받는 등 병원에 오래 있었으니 바람이나 쐬러 가자고 함께 길을 나섰는데요, 수술이 잘되서 가족들이 기뻐했다고 합니다.

또 삼남매를 두고 떠난 어느 부부의 빈소에선 70대 할아버지가 세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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