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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국부다…0590 생활안전훈련 시작하자

매년 세 차례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민방위훈련이 시늉 뿐인 행사로 전락할 정도로 국민 안전의식이 엉망이다. 그만큼 도처에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넘친다.



지난 3월 14일 오후 2시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옆 길을 걷던 회사원 최형윤(35)씨는 사이렌 소리를 들었다. 신호등이 점멸로 바뀌고 경찰관이 차량을 멈춰 세웠다. 민방위훈련이 실시된 것이다. 하지만 행인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가던 길을 갔다. 오토바이들은 멈춰선 차들 사이를 오갔다. 최씨는 “요즘 민방위훈련을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지가 지난 5월 7일 서울구로소방서팀과 나섰던 현장 점검에서도 심각한 안전불감증 실태가 드러났다. 개봉동 한 건물 2층 PC방 비상구에는 고장난 창틀과 라면상자 등이 쌓여 있어 문조차 열리지 않았다. 개봉역 근처 한 노래방은 방마다 비치해야 하는 소화기를 갖춰놓지 않았다. 식당이 밀집한 종로구 관철동 이면도로를 찾았더니 화재 시 소방차가 물을 끌어쓰는 소화전이 불법주차 차량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 미비는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지난 10년간 자연ㆍ인적재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1조5000억 달러로, 이전 10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매년 산업재해와 교통사고 뒷처리 비용으로 31조원이 든다. 한국안전전문기관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윤인섭 서울대 교수는 “성수대교 붕괴로 건설업이 위축됐고 삼풍백화점 붕괴 땐 외국인 쇼핑객이 줄었다”며 “안전에 투자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는 경제(Economy)ㆍ환경(Environment)ㆍ에너지(Energy)가 중요한 ‘3E 사회‘였다면 지금은 안전(Safety)ㆍ안정(Stability)이 필요한 ‘2S 사회’”라며 “안전에는 지름길이 없는 만큼 비용이 들 것을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위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했다면 대형 참사는 ‘재난 디스카운트’를 안긴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월호 참사 이후 미국 블룸버그는 “테크놀로지와 엔터테인먼트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성공 신화에 굵은 금이 갔다”고 썼다.



안전 사회를 만들려면 유치원부터 노년층까지 재난 훈련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초당대 문현철(국가위기관리학) 교수는 “지난 1월 일본 도쿄의 아파트에서 지진대비 훈련이 열렸는데 지하주차장에 주민들이 담요를 들고 대피해 밤새 떠나지 않더라“며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참여해 5살부터 90살까지 재난훈련을 반복하는 ‘0590 생활안전훈련’을 강구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성탁ㆍ강인식ㆍ신진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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