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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개헌 발언 하루 만에 "실수였다" 후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가 17일 개헌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이 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오전 김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김성룡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치켜세웠던 개헌론의 꼬리를 내렸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정기국회 예산안이 통과되고 나면 여야 합의로 국회에 개헌특위 구성을 검토하겠다”고 한 지 24시간 만이다.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정감사 대책회의. 3박4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전날 오후 늦게 귀국한 김 대표가 모습을 보였다. 회의는 이완구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것이어서 김 대표는 참석 대상이 아니다. 이 원내대표의 양해를 구한 뒤 김 대표는 마이크를 잡았다.

"개헌론 촉발할 생각 없었는데 …
정상외교 중인 박 대통령에게 죄송"
일각선 "고도의 정치 계산" 해석도



 “중국에서 제가 예민한 개헌 논의를 촉발시킨 것 같아 해명하겠다. 민감한 사항에 대해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불찰이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이탈리아에서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아셈) 외교를 하고 계신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쏟아낸 개헌 발언을 도로 주워 담는 회군(回軍) 결정은 신속했다. 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회군은 회군이다. 개헌 발언을 하루 만에 거둬들임으로써 김 대표는 집권당 대표이자 차기 대선 예비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구겼다.



 김 대표는 사실 오래전부터 개헌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상하이 발언은 그런 지론의 발로다. 하지만 자신의 발언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으로 해석되자 그는 하루 만에 ‘회군’을 결정했다. 회의 직후 가까이에서 지켜본 그의 얼굴은 수척해 보였다. 그는 전날 귀국행 항공기 안에서부터 개헌 발언의 파장을 걱정했다고 한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새벽 일찍 조간신문과 인터넷도 살폈다고 한다. 분위기가 심상찮다고 느낀 그는 곧바로 국회로 나와 해명 발언을 했다.



 김 대표는 기자에게 “개헌론을 촉발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실수로 커져 버렸다. 휘발성이 있다는 것을 간과한 건 내 실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꼬리 내렸다’고 할 것이다. 내가 스타일 구긴 것도 맞다”며 “그래도 잘못은 빨리 인정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한 건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개헌 논의를 안 하는 게 좋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발언 하루 만에 해명을 넘어 대통령에게 사과까지 한 것을 두고 청와대 측의 항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소문도 번졌다. 하지만 김 대표는 “누구로부터도 전화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대표의 17일 해명 기자회견에 대해 청와대 측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유럽 출장 중인 박 대통령 주변에서도 마치 함구령이라도 내린 듯 침묵했다. 여권 내에선 여전히 김 대표의 개헌 발언을 “고도의 정치적 계산”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김 대표의 발언이 나온 시점은 우발적일지 몰라도 개헌을 언급하면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제’를 언급한 건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게 국방통수권 등 외치 권한을 부여하고, 내치를 담당하는 국무총리는 의회가 뽑는 일종의 ‘분권형 대통령제’를 운영하고 있다. 여당 내 개헌론자는 물론이고 야당 내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이다. 친박계인 홍문종 전 사무총장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간곡히 당부했는데도 그런 얘기를 해야 했을까. 우려되고 섭섭하다. 대선이 3년6개월이나 남았는데 대선 정국으로 몰고 가서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의도적인 발언으로 간주한 건 그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 대표를 비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여당의 대표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사태야말로 대한민국이 제왕적 대통령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바로 (헌법을) 고쳐야 한다는 게 더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지원 비대위원도 “대통령의 한마디에 (개헌 논의가) 좌지우지돼서는 안 된다” 고 비판했다. 개헌에 찬성하는 변재일 의원은 “(김 대표의 행동은) 권력 앞에 꼬리 내리는 초라한 모습이다. 대한민국 내 선악의 구도를 상생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건 개헌뿐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글=이가영·이지상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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