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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거짓 광고로 뜬 『톰 아저씨』 … 대중 심리 자극한 『쿠오바디스』

[일러스트=강일구]


베스트셀러의 역사

프레데리크 루빌루아 지음

이상해 옮김, 까치

360쪽, 2만원




베스트셀러라는 용어는 1889년 미국 일간지 ‘캔자스 타임스&스타’에 첫 등장했다. 문명사에선 비교적 신조어다. 현실은 용어 탄생보다 일렀다. 실제 베스트셀러는 16세기 서양에 인쇄술이 도입된 이후 줄곧 독자를 매료해왔다. 문자해독 가능자가 소수이던 시절 독자들은 판매량보다 작품의 질을 더 중시했다. 하지만 지은이에 따르면 대량 생산·소비를 근간으로 자본주의가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산업화로 출판업이 발달하고 문화의 민주화·대중화가 이뤄지면서 책의 성공에서 양이 질을 밀어내는 현상이 생겼다. 출판계에선 “걸작은 결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성공이 최고의 품질보증”이라는 말이 널리 퍼졌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미국화’라고 부르기도 했다. 속물화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이다.



 베스트셀러로 알려지는 것은 책 판매량을 더욱 늘리는 상업적 기법이 되기도 했다. 미국인 비처 스토 부인의 그 유명한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판매량을 과장한 출판사의 거짓 광고에 힘입어 미국·영국·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숫자에 잘 현혹되고 남이 보면 덩달아 보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베스트셀러 탄생이다. 노예의 비참한 생활을 다룬 이 책이 많이 팔리면서 미국에 노예제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국적인 것에 열광하는 대중 덕분에 수입 작품은 베스트셀러가 되기 쉽다. 20세기 초 헨리크 시엔키에비치라는 어려운 이름의 폴란드 무명작가가 쓴 『쿠오바디스』는 전 유럽을 열광시켰다. 프랑스에서만 300쇄 이상을 인쇄했고 20만 부 이상이 팔렸다. 당시 폴 발레리는 앙드레 지드에게 쓴 편지에서 “저런 농담들이 아직도 통하는 것이 참 신기하오”라고 썼다. 하지만, 지은이는 고상한 작가가 “농담”이라고 헐뜯은 작품에 대중이 좋아할 만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지적한다. 극적인 줄거리에 이국적인 면모까지 더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를 산업화와 자본주의가 국가라는 한계를 넘어서면서 발생하는 세계화 현상의 한 사례로 본다. 1913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도 시인 타고르처럼 서구의 것이 아닌 것을 포함해서 베스트셀러 세상에선 오래전부터 세계화가 일어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은이는 노벨문학상이나 프랑스의 공쿠르상, 미국의 퓰리처상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은 대중의 속물근성에 힘입어 베스트셀러 생산기계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재미난 것은 공쿠르상을 만든 작가 에드몽 드 공쿠르는 대중을 멸시하는 태도로 유명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작품은 성공의 문을 넘지 못하는데 대중은 아무 재능도 없는 사람들에게 압도적인 성공을 안겼다고 원망했다.



 지은이는 베스트셀러 현상은 책과 저자, 그리고 독자 간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한다. 결국 베스트셀러는 독자가 만든다는 이야기다. 지은이는 프랑스 파리5대학 공법학 교수로 애서가이자 독서광이다.



채인택 논설위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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