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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우리는 왜 인증샷을 찍는가

단순한 기기를 넘어 신체의 일부, 정체성의 일부가 된 스마트폰. 스마트폰 중독을 소재로 한 ‘유턴’이란 웹툰이 있다. ‘스마트폰 공황장애’ ‘와이파이 과민증’ 환자들이 속출하자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비밀결사 ‘유턴’을 조직한다는 내용이다. 개그맨 유세윤씨가 대본을 썼고, 유씨가 주요 인물로 나온다. 유씨는 매회 손글씨로 디지털 문화에 대한 단상도 함께 올린다. 가령 ‘개코원숭이 캐릭터를 할 때 행복했다’ ‘~싫었다’라는 글을 동시에 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다른 SNS)에 올렸더니, 다음 날 ‘유세윤, 개코원숭이 싫었다’는 글이 포털을 도배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극적인 것만 보려 한다는 게 실험의 결론이다,



 술자리에서 20대 청년들을 만난 얘기도 털어놨다. 팬이라며 사진을 찍자는 그들에게 술 취한 모습이니 사진은 곤란하고 술이나 같이하자고 했더니, 술은 됐고 사진이나 한 장 찍어달라더라는 것이다. 유씨는 “나는 기록되는 것보다 추억이 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썼다.



 그때 그 청년들에게는 유씨와 함께 술 마시는 것보다 그걸 SNS에 올릴 수 있는 ‘인증샷’이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마치 공연에 가서 공연은 안 보고 공연을 찍는 데 혈안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연 자체보다 공연을 즐기는 여유와 취향이 있는 멋진 나, 개그맨 유씨와의 만남보다 그런 특별한 경험을 한 멋진 내가 더 중요하단 것이다.



 SNS는 이런 인증샷을 위한 거대한 장이다. 소소한 일상을 올리는 것처럼 보여도 내 삶 중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만을 떼어내어 올린다. 남의 게시물을 공유해 오거나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것 또한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인증하는 행위다. 남의 눈에 비친 나를 의식하는 행위다. 미국의 연구자 소냐 송은 소셜미디어에서 공유가 발생하는 세 가지 심리 요인으로 “흥분, 셀프 이미지 관리, 사회적 관계에 대한 관심”을 꼽았다. SNS 뉴스 사이트 버즈피드의 잭 스태퍼드 편집장 역시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와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르다”고 했다.



 사실 나를 포함해 지금 SNS를 하는 사람들도 알고 있는 얘기다. 알면서도 떠나지 못하거나, 떠나지 않을 뿐. 그러고 보면 디지털 세상에는 ‘내’가 참 많다. 아이폰, 아이패드, 셀카…. 그런데도 고독은 깊다. ‘소셜’한데도 진정한 소통은 쉽지 않다. 시인과 촌장의 옛 노래가 떠오른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가시나무’)



양성희 문화스포츠부문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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